인스타그램, X(구 트위터), 페이스북, 블로그 등 SNS를 통해 직접 팬들과 소통하는 스타들이 많다. 과거에는 무얼 먹는지 어딜 가는지 알 수 없어 신비로운 존재로 여겨졌던 스타들이, 지금은 SNS에 일상 사진을 올리고 근황을 담은 글을 작성하며 직접 팬들에게 소식을 전한다. 한국을 넘어 전 세계에 뻗어 있는 팬들은 휴대폰으로 손쉽게 스타들의 SNS를 확인하며 좀 더 가까운 느낌을 받고 더욱 애정을 키운다. 스타들 역시 SNS로 팬들의 목소리를 듣고, 편리하게 작품 홍보나 PR 활동을 한다.
이토록 장점이 많은 SNS지만, 잘못 사용하면 순식간에 '독'이 될 수 있는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논란을 염두에 두고 올린 글이든, 의도가 없는 실수이든, 일단 SNS에 한 번 올리면 그 파장은 돌이킬 수 없다. 특히 수백, 수천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스타에게는 그 위험성이 더 크다. 문제를 인지하고 올린 글을 재빠르게 삭제하더라도, 이미 전 세계에 있는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된 후이기 때문이다.
스타들이 여과 없이 SNS에 글을 올려 논란에 휩싸인 일은, 20여 년 전 싸이월드 때부터 시작해 플랫폼만 바뀌었을 뿐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SNS에 게시물을 올린 스타 본인뿐만 아니라, 또 다른 누군가가 피해를 입는 상황이 연이어 발생하며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불륜녀로 오해해 애꿎은 피해자 만든 황정음배우 황정음은 현재 남편 이영돈 씨와 이혼 소송 중이다. 그는 SNS에 이혼의 사유가 남편의 외도임을 암시하는 글을 여러 차례 올려 대중의 이목을 끌었고, 각종 예능에서 자신의 현 상황과 심경을 패러디로 표현하며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내 많은 이들의 위로와 응원을 받았다.
하지만 황정음의 거침없었던 SNS 활동은 도를 넘어서며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지난 4일 황정음이 SNS에 남편의 상간녀로 추정되는 여성 A 씨의 얼굴과 SNS 계정이 드러나는 사진을 올려 공개적으로 저격한 것이 문제였다. 황정음은 이 글에 "제발 내 남편과 결혼해 주겠니"라며 "추녀야. 영돈이랑 제발 결혼해 줘"라는 비아냥 섞인 글까지 덧붙였다.
이후 황정음이 저격한 A 씨가 남편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반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황정음이 저격한 이영돈 상간녀 아니다. 이영돈이 뭐 하는 분인지도 몰랐고, 그분도 제 존재 자체를 모를 것"이라며 황당해했다. 또 A 씨의 지인도 "아무 잘못도 연관도 없는 제 친구 사진이 이미 여기저기 퍼져서 악플이 달리고 있다. 일반인도 아니고 공인이 일반인 얼굴 올리며 저격하는 게 맞는 건가. 아니라는 정정 사과 게시글 올려달라"며 황정음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법적 대응 의사를 밝혔다.
결국 황정음은 직접 사과에 나섰다. 그는 "개인사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다. 제가 무관한 분을 남편의 불륜 상대로 오해하고 일반분의 게시글을 제 계정에 그대로 옮기고 모욕감을 느낄 수 있는 용어들을 작성했다"라고 설명하며 "그로 인해 악플을 받고 당사자와 그 주변 분들까지 추측성 내용으로 큰 피해를 받게 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황정음의 소속사 역시 같은 날 공식 입장문을 배포하고 "황정음의 개인 SNS 게시물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책임을 통감하며 "개인 잘못으로만 치부하지 않고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황정음이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SNS에 무작정 올린 글 하나로 인해 전혀 상관 없는 누군가가 큰 피해를 봤다. 이는 명백히 황정음의 잘못이다. 남편과의 이혼을 결심하기까지 받았을 상처를 걱정하며 황정음을 응원하던 이들도, 이번 신중치 못한 그의 행동에 질책을 쏟아냈다.
거듭된 해명이 '긁어 부스럼' 만든 한소희당당한 열애 인정에서 '환승연애' 논란만 남기고 헤어진 배우 한소희와 류준열, 그리고 혜리의 사건도 잘못된 SNS 사용이 불난 집에 휘발유를 붓는 꼴이 됐다.
한소희는 지난달 15일 류준열과의 하와이 데이트가 포착되자 열애를 인정하며 당당한 행보를 보였다. 그런데 이후 류준열의 전 연인이었던 혜리가 SNS에 "재밌네"라고 글을 올리면서, 두 사람의 결별 시기를 두고 '환승연애' 의혹이 제기됐다.
한소희는 '환승연애' 의혹을 적극 해명했지만, 칼 든 강아지 사진과 "저도 재미있네요"라고 혜리를 의식한 듯한 글을 올려 논란을 키웠다. 한소희는 이후에도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 계속 장문의 해명 글을 올리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긁어 부스럼이었다.
혜리도 SNS에 굳이 밝히지 않아도 될 사연을 흘렸다. 그는 "지난해 11월 (류준열과) 8년간 연애를 마친다는 기사가 났다. 직후에도 우리는 '더 이야기를 해보자'는 대화를 나눴지만, 어떠한 연락과 만남을 가지지 않았다"며 "4개월 뒤 새로운 기사(류준열-한소희 열애설)를 접하고 나서의 감정은 배우 이혜리가 아닌 이혜리로 받아들여진 것 같다"라고 마치 류준열이 자신과의 관계를 제대로 정리하지 않았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그러자 한소희는 또 의혹에 반박하는 글을 SNS에 올리며 환승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한소희는 자신의 행동이 경솔했던 것에 사과하면서도 "내가 이해가 안 되는 것은, 헤어진 연인에게 여자친구가 생긴 점에 뭐가 그렇게 재밌었는지 묻고 싶다. 왜 재회 목적이 아닌 문자 내용을 마치 미련이 가득한 문자 내용으로 둔갑시켜 4개월 후 이루어진 새로운 연애에 환승이라는 타이틀을 붙여 놓고 아무런 말도 안 하는지"라며 혜리를 향한 가시돋친 마음을 드러냈다.
SNS로 오갔던 두 사람의 설전에 류준열은 침묵했다. 이를 겨냥한 듯 한소희는 "당사자인 본인은 입 닫고, 저는 어떻게든 해보려고 하는데"라는 글까지 올리며 섭섭한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결국 한소희와 류준열은 열애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결별을 발표했다. 당당하고 솔직한 매력으로 MZ세대가 열광하는 톱스타였던 한소희, 하지만 뭐든 과유불급이다. SNS로 억울함을 적극적으로 해명하려 했던 한소희는 정제되지 않은 표현들로 오히려 자신의 이미지만 갉아먹는 꼴이 됐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