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이 깨졌다"…해와 달이 만든 우주쇼에 멕시코 주민들 '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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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식 관측하는 멕시코 대학생들

8일(현지시간) 북미 대륙을 관통하며 관측된 개기일식에 멕시코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습니다.

태평양과 접한 시날로아주(州) 마사틀란 방파제와 등대, 천문대에는 이날 오전부터 수많은 인파로 북적였습니다.

마사틀란은 멕시코 주요 도시 중 이번 개기일식 현상을 맨 처음 관측할 수 있는 곳이어서, 중남미 일부 지역에서도 사람들이 몰렸습니다.

지난 주말 이 지역 호텔 객실은 80% 가까이 찼다고 합니다.

평소처럼 환하게 떠 있던 해가 오전 9시 51분 구름 없는 하늘에서 점점 빛을 잃어가기 시작하자, 일식 관측용 눈 보호안경을 쓴 주민들은 손뼉을 치며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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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멕시코 마사틀란에서 관측된 개기일식

이윽고 오전 11시 7분부터 해가 달에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일식이 약 4분간 이어지자, 곧바로 탄성과 환호가 이어졌습니다.

환한 대낮이었던 주변은 마치 초저녁이나 새벽녘처럼 금세 어둑어둑해졌습니다.

기온도 섭씨로 최대 5도 가량 떨어진 것으로 관측되기도 했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달이 햇빛을 100% 차단한 몇분 간 잠깐 보호안경을 벗고 맨눈으로 장관을 즐기기도 했습니다.

두랑고주 나사스와 두랑고, 코아우일라주 토레온 등지에서도 주민들이 특별한 천체 현상과 함께 했습니다.

ADN40 등 현지 매체들은 전문 관측 장비를 동원해 하늘을 바라보며 감탄사를 쏟아내는 이들과 한순간이라도 놓칠세라 연방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현장 분위기를 생중계했습니다.

멕시코시티에 있는 멕시코국립자치대(UNAM·우남)에서도 '그림자 아래에서 피크닉'이라는 이름의 관측 행사가 진행됐습니다.

멕시코시티에서는 최대 75∼80%가량 가려지는 부분 일식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학교 측은 빨랫줄 같은 가늘고 길쭉한 줄에 보호안경을 매단 뒤 주민들에게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대학생 에밀리오 구티에레스(22)씨는 멕시코와 과테말라에서 번성했던 마야 문명에서 일식을 '엘 솔 로토'(el sol roto·부서진 태양)라고 불렀다는 것을 고등학교 때 배웠다고 소개하며, "직접 일식을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지만, 매우 혼란스러우면서도 색다른 느낌"이라고 말했습니다.

돗자리에 누운 채 시리얼 종이 상자로 직접 만든 눈 보호 장비를 이용해 우주쇼를 만끽하는 주민도 적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 단위 주민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습니다.

멕시코 지역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 안전과 일식 관측 지원을 위해 이날 하루 휴교하거나 단축 수업을 진행했다고 멕시코 교육부는 밝혔습니다.

코아우일라 지역 일부 회사들은 일식 진행 시간에 직원들의 관측을 허용하기도 했다고 현지 일간지인 엘시글로데토레온은 보도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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