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한' 이정후 "내가 잘못, 무조건 잡았어야…투수엔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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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처음부터 잘하면 좋겠지만 사실 정말 안보이는 상황이었다. 한 번 경험했으니깐 두 번 실수는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7일(현지시간) 미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의외로 덤덤했습니다.

전날 실책성 플레이가 팀 패배의 빌미가 되고 경기 후에는 현지 외신 기자들의 질문 세례를 받아 부담될 법도 했지만, 이정후는 "어제 하루가 길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평소와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전날 1회 초 수비에서 중견수였던 이정후는 상대 1번 타자 산더르 보하르츠의 빗맞은 뜬 공을 햇빛 때문에 놓쳐 안타를 허용했습니다.

샌프란시스코는 2사 후 만루 홈런을 허용했고, 이 홈런 한 방으로 0-4로 졌습니다.

이정후는 "(상대 타자가) 치는 순간부터 (공이) 안보였다. 공이 떨어지기 시작할 때 보였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어 "(공이 햇빛에 가린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들은 것보다 훨씬 심했다"며 "어제와 같은 시간에 홈 경기는 처음이어서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정후는 "홈 쪽은 그늘이 져 있고, 내가 있는 쪽은 햇빛이 들어와 선글라스를 쓰고 있어도 효과가 없었다"며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라고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잘못한 것이다. 어떻게 해서든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똑같은 환경에서 플레이하고 나만 안 보이는 상황에서 경기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그런 실수를 두 번은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다짐했습니다.

이정후는 전날 선발 투수였던 키턴 윈에게 공을 잡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했고 윈이 괜찮다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한국에서도 실수하면 투수들한테 미안하다고 한다. 그래서 윈에게도 가서 사과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한 경기이기 때문에 괜찮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한경기가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르고 투수 입장에서는 다 자책점이다"며 "팀 입장에서도 그게 결정적인 점수가 돼서 우리가 졌으니깐 누구를 탓한다고 하면 나를 탓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다만, 그는 "앞으로 많은 경기가 남아 있기 때문에 팀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게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습니다.

이정후는 전날까지 3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쳐 타율이 0.200으로 떨어졌습니다.

타구 속도는 빠르지만 대부분의 타구가 내야수 정면으로 가면서 출루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정후는 "치던 대로 하고 있는데 (공이) 땅으로 가고 있어서 치는 것을 바꿔야 하나 생각도 든다"면서 "아직 시즌 초반이고 공이 뜨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많은 타석에 들어가면서 좋아지는 계기가 왔으면 좋겠다"고 기대했습니다.

그러면서 "항상 초반에 잘했던 적이 없었다. 올해는 초반부터 잘하고 싶어 기술 훈련도 많이 하고 했는데, 초반에 또 이렇게 시작하게 됐다"며 "더 좋아질 날을 생각하면서 하던 대로 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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