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 없는 갈등…의대교수 집단행동 움직임 · 유효 휴학 6천 명 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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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정원 증원 문제를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의대 교수들의 집단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의대생들의 반발도 이어지며 어제(13일) 기준 전국 의대 재학생의 32.2%인 6천51명이 휴학계를 제출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가 3주째 이어지면서 공중보건의와 군의관이 긴급 수혈됐지만 진료 정상화까지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전체 환자 수가 줄면서 병동을 통합하거나 병상을 축소하는 상급 종합병원들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공보의가 차출된 '1인 의사' 보건지소들은 진료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습니다.

동아대 의대 교수진들은 오늘 협의회를 결성하고 대응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동아대 의대 교수협의회는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2천 명 증원에 반대하며 병원을 떠난 전공의, 학교를 떠난 학생의 의견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선배 교수로서 제자들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임무를 다하고자 앞서 와해했던 교수협의회를 재건했다고 밝혔습니다.

대구가톨릭대 의대 교수의 89.4%는 전공의나 의대생에 대한 제재가 있으면 사직서를 내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 대학 의대 교수회 비대위에 따르면 최근 전체 교수(176명)를 상대로 한 설문에서 전공의·의대생에 대한 제재가 있으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답한 교수(123명)의 89.4%가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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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긴급 임시 총회를 가진 뒤 퇴장하는 충북대학교의과대학·충북대학교병원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교수들

충북대 의과대학·충북대병원 교수 160여 명으로 구성된 비대위는 어제 긴급 임시총회를 열고 집단 사직 여부를 논의했습니다.

회의에 참석한 교수 90명 대다수는 정부가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 사직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비대위는 오는 주말에 걸쳐 의견 수렴을 거쳐 사직 여부를 표결에 부칠 방침입니다.

경상국립대학교 의대 교수진도 어제 비대위 총회를 열고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하고 제출 시점에 대한 투표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전날 총회에서는 사직서 제출 여부 투표가 진행됐으며, 교수진 전체 260여 명 중 80%가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선대 의과대학 교수평의회는 오늘 오후 4시 긴급회의를 소집해 의대생 집단휴학과 전공의 이탈 사태의 대책 등을 논의합니다.

제주대 의과대학 교수들은 내일 낮 12시 30분쯤 제주대 의전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국 선언문을 발표한다는 방침입니다.

제주대를 포함한 전국 19개 의대 교수는 내일까지 사직서 제출 여부에 대한 논의를 마치기로 했습니다.

울산대병원 교수협 비대위는 지난 11일부터 개별 교수들로부터 자발적 사직서 제출을 받고 있습니다.

교육부에 따르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휴학계를 제출한 의대생도 어제 기준 6천51건으로 집계됐습니다.

부모 동의, 학과장 서명 등 학칙에 따른 절차를 지켜 제출된 휴학계 기준입니다.

전남대병원에는 어제부터 공보의와 군의관이 진료를 시작했으나 의료진 공백 해소 효과가 당장 나타나지는 않고 있습니다.

파견된 의사 상당수가 비필수과 전문의거나 일반의사이기 때문입니다.

경북대병원에도 대구시 보건의 4명이 파견돼 응급실에 투입됐으나 일반의사들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북대병원 응급실은 이비인후과 의료진이 없어 진료가 어려우며 매주 수·목요일 외과 진료가 불가능합니다.

대전 충남대병원에는 어제 8명의 군의관·공중보건의가 파견돼 내과, 마취통증의학과, 성형외과에서 진료 중입니다.

울산대병원에는 마취과 2명, 일반의 3명 등 공중보건의 총 5명이 투입됐습니다.

인하대병원에는 군의관 1명과 공보의 4명이 긴급 투입됐으며, 입원 환자 진료 등을 지원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공보의 차출로 진료가 중단된 전남지역 '1인 의사' 보건지소들은 이번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대학병원 등으로 차출된 전남지역 공보의는 23명인데, 전남 22개 시·군의 보건지소는 의사 1명이 근무하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강원도 내 일부 지역 보건지소에서는 공보의 차출로 운영을 축소하고 주민들에게 관련 내용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보건소는 향후 정부 방침에 따라 순환근무 등 대책을 마련할 방침입니다.

전공의 대부분이 복귀하지 않으면서 대학·종합병원은 환자 수가 크게 줄면서 경영 악화 상황에 놓였습니다.

각 병원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병동 폐쇄, 직원 무급휴직 시행 등 사실상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습니다.

대전성모병원은 오늘부터 외과와 정형외과, 부인과 병동을 통합 운영합니다.

건양대병원도 주로 경증 환자 진료를 담당하는 내과계 병동 3개를 폐쇄했습니다.

대전을지대병원은 이달부터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무급휴가 신청을 받아 100여 명이 순차적으로 휴가에 들어갔습니다.

대전성모병원도 의사를 제외한 전 직군을 대상으로 무급휴가 수요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은 내일부터 병동 2개를 통합하고 또 다른 병동 2곳은 병상 수를 줄이기로 했습니다.

제주대병원은 지난 11일부터 병원 간호부 소속 전체 직원 800여 명을 대상으로 무급휴가 신청을 받고 있으며, 어제까지 20여 명이 무급휴가를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제주대병원은 내과 중환자실 운영 병상도 20개에서 12개(내과 8·응급 4)로 축소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간호·간병 서비스통합병동을 2개에서 1개로 통폐합했고, 수술실도 12개에서 8개로 축소했습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최근 입원 병상 가동률과 수술 건수가 기존의 30∼50%가량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병원은 비응급 수술 일정을 일부 연기하며, 응급, 중증, 암 환자에 대한 수술을 중심으로 근무 중인 의료진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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