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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필수의료 붕괴 막으려다 의료재난 최고 단계 온 이유

[교양이를 부탁해] 필수의료 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성장에는 힘이 필요합니다. 흔들리지 않을 힘, 더 높이 뻗어나갈 힘. 들을수록 똑똑해지는 지식뉴스 "교양이를 부탁해"는 최고의 스프 컨트리뷰터들과 함께 성장하는 교양인이 되는 힘을 채워드립니다.

우리나라 현재 활동 의사 수가 14만 명예요. 인턴, 레지던트 그러니까 전공의 다 포함해서요. 인턴, 레지던트는 의사 중에 가장 경력이 짧은 의사, 초보 의사죠. 14만 명 중에 초보 의사 1만 명 (21일 오후 10시 기준 8,897명)이 떠났다고 의료계 자체가 흔들리는 게 말이 됩니까? 이게 우리나라 문제입니다. 미국에서 전공의 파업하면 어떻게 될 것 같아요? 물론 지장은 있겠죠. 그런데 미국 메이요클리닉의 전공의 비율은 10.9%예요. 도쿄대도 10%예요. 우리나라 서울대병원은 46%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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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가 빠져나가는 것과 10%가 빠져나가는 건 정말 다르죠. 저는 지금 현재 의료 대란과 상관없이 암, 뇌혈관, 어린이와 같은 중증 응급환자를 치료하는 대형병원이 구조적으로 가장 초보의사 그러니까 전공의에 의존해 온 우리나라 대형병원 중증 응급의료 시스템의 고질적인 병폐였다는 게 제 머릿속에는 1차로 떠올랐던 문장입니다.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 전문의 중에 가장 젊은 전문의를 전임의라고 하거든요. 전임의는 전문의를 따고 나서 교수요원이 되기 위해서 1년이나 3년 동안 대학병원에 남아서 환자를 진료하고 연구를 하는 그런 신분인데 계약직입니다. 펠로우, 전임의, 임상강사 이렇게 불리는데 그분들도 성명을 냈죠. "우리도 이런 상태에서는 의업을 이어갈 수 없다." 만약 전임의까지 병원을 나오게 된다면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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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된 아티클입니다>
소아과 오픈런, 응급실 뺑뺑이, 지방 의료 붕괴…진짜 문제는 '이것'

Q. 국민들 입장에서는 소아과 오픈런이라든가 응급실 뺑뺑이라든가 실질적으로 의사 수가 좀 부족한 게 아닌가라고 많이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좀 구분돼야 될 것 같은데 소아과 전공의가 의사들 중에서 가장 가파르게 줄고 있어요. 그런데 인구 대비 소아과 의사는 늘어요. 지금 26.8%나 늘었죠. 왜냐면 출생률이 더 주는 거예요. 소아과 의사가 줄어드는 것보다 출생률이 더 줄어요. 그러니까 상대적으로 아이들에 비해서 소아과 전문의는 느는데 오픈런이 생기는 것을 어떻게 봐야 되죠. 그래서 이견이 있는 거예요. '이게 진짜 소아과 의사가 지금 줄어드는 게 맞아?' '이것 때문에 오픈런 생겨?' '아니 그럼 뭐야 예전에 10년 전에는 더 부족했는데 왜 지금은 더 늘어났는데 오픈런이 생기지?' 이 문제가 생기는 거예요.

소아과 환자 보호자
"병원을 가면 대기가 몇십 명이고. 환자는 많은데 의사 선생님은 한정돼 있고 하니까 좀 부족하죠, 현실적으로."

그런데 제가 느끼는 더 심각한 문제는 오히려 소아과 선생님들이 대학병원에 안 계시고 다 개원하시는 거예요. 이분들이 사실 중증, 야간을 커버할 수 있는 대학병원에 남으셨으면 좋겠는데. 지금 그게 문제거든요. 서울에서도 웬만한 대학병원에서는 야간에 소아 중증 응급 치료가 안 됩니다. 소아암 볼 수 있는 병원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요. 소아 심장, 심각한 병 있잖아요? 지방에 거의 없어요. 정말로 소아암을 제대로 보시는 선생님들이 생각하는 진정한 소아암 병원은 다섯 손가락 정도예요. 저는 소아과 오픈런보다 그게 더 걱정돼요. 진짜로 내 아이의 심장에 문제가 있어서 심장 치료를 못 받는 거, 내 아이의 백혈병, 악성 빈혈이 있는데 이거 치료를 못 받는 거. 이런 의사들이 점점 줄어드는 게 저는 훨씬 더 심각한 문제라고 느껴져요.

이주영 | 천안순천향대병원 (응급) 소아청소년과 교수 | 2월 3일 SBS 8뉴스
"(소아전문응급센터는) 정말 필요하거든요. 그런데 (중증인) 아이들은 어디로 가야 될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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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뺑뺑이는 여러 문제가 복합돼 있습니다. 저도 너무 많이 말씀드렸는데 우리나라 대형병원에 응급실 가면 다 가득 차 있어요. 왜죠? 우리나라 중증 응급환자가 하루에 그렇게 많이 발생을 안 해요. 경증 환자들이 절반 이상 배드 침대에 누워 계신 거예요. 중증 환자가 갈 수가 없어요. 2차 병원 응급실 갔더니 텅텅 비어 있어요. 의사 숫자의 문제도 분명히 있지만 우리가 갖고 있는 시스템의 문제도 많아요. 왜냐면 경증 환자들이 2차 병원 응급실, 텅텅 비어 있는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고 중증 환자들만 우리가 원하는 빅5 병원 상급종합병원 응급실에 가는 거를 우리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구급대원 A
"(병원에) 지금 환자가 많아서 누울 침대가 없어서 앉으셔서 진료를 해야 되거든요. 괜찮으시겠어요?"

또 왜 지방에서 서울 빅5 병원으로 올까요? 가족 중에 중증 응급이 있을 때 국립의료원이나 서울의료원이나 공공병원 찾으신 적 있을까요? (서울 사람들은) 그냥 대학병원 빅5 병원 찾잖아요? 그렇죠. 그런데 무슨 무슨 의료원 무슨 의료원 공공병원 때문에 못 미더워서 빅 5 병원 가는 거야, 서울로 올라갈 거야 이런 건가요? 그러니까 경북에 사시는 분, 전남에 사시는 분이 전남대병원, 경북대병원이 충분히 빅 5 병원만큼 좋다고 느끼셔야 거기서 치료받으시지 않으실까요? 그런데 그 병원을 그냥 두고 새롭게 또 뭔가 병원을 만들어서 '경북도민님들 전남도민님들 그 병원 이용하세요, 지방에 있는 분들은 거기에 병원 지금 만들어줄 테니까 거기 이용하세요' 하는 게 맞을까요? 그것부터 해보자는 게 대한의학회의 제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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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VS 의료계 강대강 대립의 이유

Q. 정부랑 의료단체의 인식 차이가 좀 큰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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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의사 숫자의 문제가 더 크다라고 보고 있고요. 의료계는 배분의 문제가 더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양측이 첨예합니다. 증원을 해봐서 우리나라에서 한 번도 안 해봤으니까 증원을 해보면 실제로 좋아지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일단 우리나라보다 먼저 의사를 증원했던 캐나다와 미국은 의사 수 늘렸더니 과연 의료 서비스 좋아졌나? 아니었다는 거예요.

조동찬 | SBS 의학전문기자 | 2월 6일 SBS 8뉴스
"늘어난 의사 숫자가 국민의 보건 의료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환자들이 양질의 필수의료를 접하는 게 여전히 어렵다. 특히 필수과목의 의사를 지방에서 늘리는 것은 또 다른 과제라고 언급된 부분도 있습니다."

서울 SKY 대학의 전임의가 피부과로 개원하셨어요. 피부과로. 소아과 전임의 되게 귀한데. 그러니까 지금 뭐냐면 (활동 의사 수) 11만 명일 때 미용 성형 분야로 진출하신 분이 3만 명이라고 했죠. 지금 우리 전공의 떠난 거 1만 명 갖고 지금 휘청여요. 이 3만 명 중에 1만 명만 이리로 오셔도 되는 일 아닐까요? 그러니까 이거예요. 3만 명 중에서 1만 명을 끌어들이느냐 아니면 3만 명을 4만 명으로 되게 하느냐 이 부분에 대해서 의견이 다른 거예요.

이게 의료계의 주장입니다. 그러니까 정부는 이렇게 많이 뽑으면 어쨌든 피부 미용하고 나서 거기 못 가는 사람들 신경외과, 소아과 할 거 아니냐? 이런 게 이른바 낙수효과거든요. 지금 필수 의료과를 하고 있는 사람들은 "아 내가 낙수의사였구나. 피부과 성형외과 못 해 갖고 내가 지금 소아과 하고 있구나, 내가 신경외과 하고 있구나." 이런 자괴감에 빠져 있어요.

정형준 |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
"의대 정원을 늘리면 이게 낙수 효과로 필수 진료과로 간다. 이거 거꾸로 돼야 하는 거예요. 필수 진료과를 다 채우고 그걸 못하는 사람들이 수익성이 있는 영리적인 과로 가야 하는 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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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대 2천 명 증원 확정' 그 숫자의 근거는 뭘까?

Q. 2006년부터 16년간 증원을 하지 못했는데 갑자기 2천 명 증원을 하겠다고 하잖아요. 그 근거가 뭘까요?

정부는 10년 후 2035년에 되면 우리나라 의사 수 1만 5천 명 부족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5년 동안 2천 명씩 뽑으면 1만 명이 되죠. 플러스 필수의료패키지 이 대책으로 지금 필수의료를 벗어난 의사들을 5천 명 정도 끌어들이면 1만 5천 명 정도 딱 채울 수 있다. 부족분을 메울 수 있다. 이게 정부의 얘기예요.

박민수 | 보건복지부 2차관
"2050년에 독일 프랑스, 일본 수준의 의사 수를 확보하려면 최소 2,500명 최대 1만 명 증원이 필요합니다."

보건복지부 차관은 이 1만 5천 명의 부족의 근거로 3개의 논문을 제시했습니다. KDI,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서울의대 홍윤철 교수님의 논문. 일단 서울의대 홍윤철 교수 논문을 보겠습니다. 먼저 제목이 '의사 인력 과연 부족한가?'입니다. '부족한가?'입니다. 이게 어떻게 의사 부족 1만 5천 명의 근거로 쓰이지? 좀 갸우뚱하잖아요. 실제로 홍윤철 교수님이 언론에 인터뷰를 하셨습니다. 복지부가 자기에게 묻지 않았고 논문의 앞부분만 인용했다. 시스템이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사 수를 증가하는 것은 필수 의료 의사가 증가하는 게 아니라 비필수 의료의 의사 증가만 야기할 뿐이다. 서울의대 논문은 저자가 이건 잘못된 인용이다. 나의 논문의 뜻은 그게 아니라고 했어요. 그런데 이거를 3개 근거 중에 하나로 사용했어요. 안 되는 거죠.

2개 남았습니다. 그럼 KDI 거 볼게요. KDI의 논문은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 그 발표자가 연구한 동영상이 있어요. 그걸 캡처한 기사가 있어요. 뭐냐면 KDI는 2030년도까지 5%씩 증원하라는 거예요. 그래서 첫 회 증원 규모는 어느 게 적정하냐 153명이라고 그랬어요. 점진적 증가예요. 그러니까 KDI의 논문 갖고 해마다 2천 명 증가시키는 건 근거 아니죠? 3개 중에 일단 2개는 틀린 거예요. 저는 개인적으로 어떻게 생각하냐면 KDI의 논문과 홍윤철 교수님의 논문을 근거로 한 것은 보건복지부의 실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명확하게 나와 있으니까. 그리고 이미 기사로도 떴습니다. 너무나 명확하기 때문에 그 근거가 아니라는 게.

딱 하나 남았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논문, 166페이지짜리입니다. 이 논문은 정부의 2천 명 증원에 근거로 사용하는 건 가능합니다. 왜냐하면 논문의 결론에 실제로 2035년에는 2만 3~4천 명 정도의 활동 의사가 부족할 것이다라고 얘기를 해요. 그래서 차라리 그냥 KDI 하고 홍윤철 교수님 논문은 배제하고 이거 하나만 갖고 하셨어야 돼요.

신영석 | 한국보건연구원 논문 저자
"시간이 가면 갈수록 요즘 젊은 세대(의사)들은(근무) 시간을 점점 줄이지 않겠습니까?"

근데 이 논문에 각 의료계의 이 연구 결과에 대한 의료계의 입장이 그대로 담겨있습니다. 신경외과 볼까요? 미래를 예측하는 것인데 '추이 산정에 오류가 있을 수 있음', 동의 못하겠다는 거죠. 산부인과, 성형외과, 영상의학과, 정신과 각 학회가, 주요 의학회가 이 연구 이 보고서의 결론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게 이 연구 자체에 있습니다. 실제로 의사 숫자를 전문가별로 막 세심하게 고민하는 각 학회에서 보기에는 이런 오류,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의학계에서는 이걸로 결정하는 건 너무 과학적이지 않다는 겁니다.

여기서 가장 큰 지적하는 부분이 뭐냐면, 이것은 논문을 작성하신 신영석 박사님과 제가 직접 통화해서 본인도 인정을 하신 부분이긴 한데, 의료 기술이 발달하면 의사가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죠. 그게 반영이 안 됐습니다. 그냥 2019년으로 고정시킨 겁니다. 그런데 지금 보면 2019년보다 지금 2024년 훨씬 더 의료계가 많이 발달했잖아요. PCR 신속 항원 검사 이런 것들처럼요. 과거보다 훨씬 빨라진 의료 기술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런 것들이 고정된 상태로 한 거예요.

의료 기술의 발전을 반영시켰더니 오히려 의사가 초과되는 그런 결론에 도달한다. 이 연구가 어쨌든 2019년에 의료기술을 두고 한 연구로 이렇게 결론이 나올 수 있는 것은 인정하나 주요 변수를 바꾸면 결과가 달라집니다.

이상규 | 연세대 보건대학원 원장
"(의료) 기술 같은 것들이 발전하다 보면, 효율이 높아지니까 그런 것들을 가정에 넣으면 의사 인력은 오히려 과잉될 수 있습니다."
'피해는 오로지 국민의 몫'…타협의 여지는 없을까

Q. 정부와 의협 혹은 전공의와의 타협의 여지가 없는 상황인가요?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지만 취재를 했을 때 전공협회가 2천 명 증원 숫자를 되돌리고 원점에서 재논의하자는 것에 대해서 보건복지부는 '불가'라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현재까지는 타협의 가능성이 현재로써는 안 보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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