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Y] '건국전쟁' 보면 티켓값 입금?…논란의 이벤트, 어떻게 시작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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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백(Payback)이라뇨? 페이백도 아니고 사재기도 아닙니다"

영화 '건국전쟁'을 제작한 트루스포럼의 김은구 대표가 영화를 보면 티켓값을 입금해 주는 이벤트에 대해 '페이백'도 '사재기'도 아니라고 해명했다.

김은구 대표는 15일 오후 SBS연예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최근 논란이 된 이벤트에 대해 "'건국전쟁'은 대한민국 건국과 관련된, 이승만 대통령에 관한 진실을 다룬 영화다. 선배 세대들이 영화를 본 후 큰 감동을 받았고 '이 영화를 청년세대들이 많이 보고 잘못 알려진 사실을 제대로 알게 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이 이벤트를 제안했다. 그리고 십시일반 돈을 모아서 청년들이 보는데 지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루스포럼은 10대부터 40대까지 '건국전쟁'을 관람한 관객들에게 영화 관람료를 전액 지원해 주는 '청년관람 지원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영화를 본 관객은 영화 티켓을 인증한 뒤 이름이랑 나이, 연락처 등을 트루스포럼에 남기면 은행 계좌로 관람료를 돌려받을 수 있다.

이를 두고 영화계 일각에서는 '표 사재기'가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졌다. 김은구 대표는 그 표현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내며 "이게 어떻게 사재기인가. 영화를 본 사람에게 티켓값을 돌려주는 방식이다. 관객이 없는 새벽 시간에 영화를 틀고 관객 수를 올린 영화 '그대가 조국' 논란과는 다르다"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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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에 유례없는 방식의 관람료 반환 이벤트가 나오자 '시장 교란행위'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김은구 대표는 "안 그래도 계속 그런 이야기가 나와서 오늘 공정거래위원회와 영화진흥위원회에 이 이벤트가 문제가 되느냐고 문의를 해봤다. 어떤 규정에 문제가 된다는 안내는 받은 바 없다"고 전했다.

트루스포럼은 현재까지 약 1,500명의 관객에게 관람료를 돌려줬다. 현금으로 계산하면 2,000만 원이 넘는다. 이 돈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김은구 대표는 "'청년관람 지원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모금을 했고 약 5,000만 원 정도 모았다"면서 "지원해 주신 분들의 뜻에 따라 모금액이 소진될 때까지 이벤트를 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지난 2월 1일 개봉한 '건국전쟁'은 설 연휴 기간에만 23만 명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2위까지 순위가 올라갔다. 현재까지 모은 관객 수는 43만 명. 정치 소재 다큐멘터리로는 이례적인 성적표다.

이 가운데 불거진 '사재기 논란'은 영화 흥행에 찬물을 끼얹는 효과를 내고 있다. 김은구 대표는 "어처구니가 없다. 펀딩을 받아 이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영화의 전체 매출액 규모(15일 기준 누적 매출 41억 8,174만 원)로 봤을 때 아주 작은 비율이다. 흠집 내기가 안타깝다. 영화의 의미나 메시지에 주목하지 않고 오로지 정치적으로만 오해받는 것도 안타깝다. 이 영화를 제작하고 개봉하면서 억울한 일도 많이 당했다. 영화계가 왼쪽으로 많이 쏠려있다는 걸 느낀다"라고 억울해했다.

그러나 '건국전쟁'이 선택한 이벤트는 영화계에 유례없는 방식인 만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트루스포럼의 '청년관람 지원 프로젝트'를 인지한 영화진흥위원회 공정환경조성센터는 "관련 사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로서는 위법성을 판단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내주 중으로 정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SBS연예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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