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려왔던 설인데 사라진 대목…"지금이 밑바닥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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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명절에는 그래도 음식 준비하고 선물 사느라 사람들이 지갑을 열기 마련인데, 높은 물가에 경기도 어렵다 보니까 이번 설은 예전보다 씀씀이가 많이 줄었습니다.

명절 대목이라는 말도 이제 사라졌다고 하는데, 현장의 목소리를 정연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연휴 하루 전, 모처럼 활기가 돌지만 과일 상인은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듯합니다.

[황달순/상인 : 이거 6천 원, 6천 원, 5천 원 (한 개에?) 네, 한 개. 하늘에 눈이 와서 그렇잖아. 꽃필 때 다 얼어 죽어서 그래서 이렇게 비싼 거야.]

대목은 옛말, 높은 물가에 씀씀이는 확실히 줄었습니다.

[김보경/상인 : 작년 설엔 진짜 어마어마했었어요. 줄 서 있었어요, 저기까지. 이번엔 그런 건 좀 없는 것 같아요.]

[임제수/세종시 주민 : 반 정도 줄였어요. 그래도 금액은 비슷한 것 같아요. 작년하고.]

기계 공장이 모여 있는 서울 영등포.

직원 10명인 이 업체는 주문이 급감해 지난해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했습니다.

적자를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명절이라 고생한 직원들의 마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 나눠주시는 거예요?) 네, 직원들한테.]

[이용현/금속 절삭기계 제조업체 대표 : 2~3년 전부터 서서히 내리막길을 걸었는데, 최근 와서는 아주 바닥이라고 볼 수 있죠. 직원들도 생활이 있잖아요. 제가 빚을 내서라도 떡값이라도 지급해야죠.]

전국 5인 이상 기업 절반은 올해 설 경기가 지난해보다 나빠졌다고 답했고, 나아졌다는 답은 5.8%에 그쳤습니다.

10곳 중 6곳 정도만 설 상여를 지급한다고 했습니다.

중소기업만 놓고 보면 10곳 중 4곳으로 더 적습니다.

[박상필/중소기업 직원 : (상여) 좀 더 받았으면 좋겠지만 스스로 위안 삼는 게 더 이상 나빠지지는 않겠다 하는 생각이에요. 밑바닥까지 왔으니까.]

시민들은 물가가 좀 내리고, 그래서 금리도 떨어져서 경기에 봄바람이 불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한일상·최호준, 영상편집 : 김진원, 디자인 : 임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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