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에서는 서부 지역을 강타한 폭풍우가 이틀째 계속됐습니다. 20년 만에 가장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도로가 강처럼 변했고, 고립된 사람들의 구조 요청이 이어졌습니다.
워싱턴 남승모 특파원입니다.
<기자>
거센 물살 속에 한 남성이 쓰러질 듯 위태롭게 서 있습니다.
반려견을 구하기 위해 하천에 뛰어들었다가 오도 가도 못하게 된 것입니다.
헬기 구명줄에 매달린 구조대원이 가까스로 남성을 구해냅니다.
급류에 뒤집힌 차량 위에서 한 여성이 애타게 구조를 기다립니다.
15시간 넘게 고립됐다 극적으로 구조 헬기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제니퍼 맥루더/계곡 급류 조난자 : 차량 브레이크를 급히 밟았지만 너무 늦었고 이미 물이 저를 덮쳐왔습니다.]
허리케인급 폭풍우가 이틀째 미 캘리포니아를 강타하면서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숲길을 지나는 차량 위로 갑자기 아름드리나무가 쓰러집니다.
강풍에 쓰러진 나무가 집이나 사람을 덮쳐 최소 3명이 숨졌습니다.
[크리스 로우스/이웃 주민 : 누군가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그리고는 비명 소리가 멈췄습니다.]
강으로 변한 도로 위에서는 고립된 사람들의 구조 요청이 이어졌고, 고지대 주택가에서는 산사태로 집과 차량이 토사에 묻혔습니다.
[캐런 배스/LA시장 : 주민 대피해야 하는 빨간 표지나 노란 표지가 붙은 집들을 봤고, 안타깝게도 엄청난 피해를 입은 집들을 보았습니다.]
끊어진 전선을 복구 중이지만 아직도 20만 가구는 정전 상태입니다.
LA 시내에는 하루 새 104mm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20년 만에 최대 강수량을 기록했습니다.
이번 폭풍우는 '대기의 강'이라 불리는 좁고 긴 비구름대가 만든 것으로, 기상학자들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강력한 엘니뇨로 이상 현상이 더 극심해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오정식, 영상편집 : 김병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