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 두 소방관, "사람 있을 수도 있다"는 말에 화마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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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재 진압 위해 출동한 소방관들

튀김 기계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화마에 젊은 두 소방관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오늘(1일) 경북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47분쯤 문경시 신기동 신기제2일반산업단지 한 육가공 제조업체 공장에서 불이 나 문경소방서 119 구조구급센터 소속 두 구조대원이 순직했습니다.

김수광(27) 소방교와 박수훈(35) 소방사입니다.

3층에서 인명 검색을 하던 두 대원은 화재 발생 당일 오후 8시 24분쯤 공장 건물 내부에 고립된 것이 확인됐습니다.

이들은 출동 지령을 받고 현장에 8분 만에 도착했으며, 건물 안에 공장 관계자 등 구조 대상이 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내부로 진입했습니다.

내부 진입 당시까지만 해도 인명 검색 상황이 나쁘지 않았다고 소방당국은 전했습니다.

1층 주 출입구를 통해 4인 1조로 건물 안으로 들어간 이들은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3층에서 인명을 검색하다가 급격히 연소가 확대하는 화마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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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당국은 이들이 탈출을 위해 3층 계단실 입구까지는 다다랐으나 미처 내려오지는 못한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3층 바닥 면은 붕괴해 2층 높이까지 내려앉았으며, 이에 두 대원이 추락했을 수도 있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두 구조대원의 시신은 오늘 오전 1시 1분과 4시 14분 시차를 두고 수습됐습니다.

둘은 5m 간격으로 떨어져 있었습니다.

먼저 수습된 시신의 신원은 김수광 소방교로 추정됐으나, 정확한 신원 확인을 위해 DNA 검사 결과가 필요합니다.

4인 1조로 이들과 함께 3층에 투입됐던 다른 두 구조대원 역시 탈출 과정에 고온·연기로 인한 열기로 앞을 볼 수 없어 난항을 겪었다고 소방당국은 전했습니다.

탈출에 성공한 두 구조대원은 공장 건물 1층에서 창문을 깨고 나서야 밖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배종혁 경북 문경소방서장은 "현장은 내부에서 계속 연소가 진행돼 환경이 언제든지 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라며 "순직한 두 대원은 다른 누구보다도 모범이 되고 시범도 잘 보이는 훌륭한 이들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화재로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4층 높이 건물 1개 동이 모두 탔습니다.

소방 대응 단계는 오늘 오전 9시쯤 해제됐습니다.

재산 피해 규모는 조사 중입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오늘 오전 11시 40분쯤 민간 건축 구조 기술사 2명과 소방관 3∼4명 등 최소 인력만 건물 내부로 투입해 화재 현장 감식 진행이 가능한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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