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병원 재개업해도 폐업 전 위법행위 제재는 유효"


오프라인 대표 이미지 - SBS 뉴스

의사가 병원을 재개업하더라도 위법 행위로 폐업 전에 받은 제재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는 의사 2명이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과징금 부과 취소 등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요양급여비용을 부당 청구한 요양기관을 폐업하고 새로 요양기관을 개설했더라도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며 "처분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병원을 공동 운영하던 의사들은 2017년 4월 복지부 조사에서 비급여 대상 진료 후에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는 등 7천400여만 원을 부당 청구한 사실이 적발됐고 같은 해 9월 폐업했습니다.

폐업 직후 이들은 각각 병원을 개업해 운영했는데, 복지부는 2021년 3월 이들에게 30일 업무정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의사들은 국민건강보험법 규정에 따라 업무정지를 과징금으로 바꿔 달라고 요청했고, 복지부는 과징금 2억2천여만 원으로 변경했습니다.

공단이 이후 요양급여비용 7천300여만 원을 환수하는 처분을 재차 하자 의사들은 입장을 바꿔 과징금 부과와 요양급여비용 환수를 취소해 달라고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의사들은 "2022년 대법원 판례에 따라 요양급여비용을 부당 청구한 요양기관이 폐업한 때는 새로 개설한 요양기관에 업무정치 처분을 할 수 없다"며 "그에 준하는 과징금 부과 역시 불가능해 무효"라고 주장했습니다.

과징금 액수에 대해서도 "일부 처분 사유를 인정할 수 없고, 별다른 고려 없이 처분기준의 상한을 적용해 산정한 것은 위법하다"며 "사기죄로 고발됐지만 수사기관에서 불송치 결정을 받기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처분 사유가 모두 인정된다며 의사들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대법원 법리에 따라 폐업한 때에는 새로 개설한 요양기관에 업무정지 처분을 할 수 없지만, 과징금은 법적 근거와 성질, 효과가 다른 별개의 처분으로 볼 수 있다"며 "대법원 판결은 과징금 처분을 판시 대상으로 삼은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3년여 동안 총 7천400여만 원의 부당 금액을 수령한 것으로 위법의 정도가 가볍지 않다"며 "제재를 통해 유사 사례 재발을 방지해야 할 공익상 필요가 이번 처분을 통해 원고들이 입게 되는 개인적 불이익에 비해 결코 낮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