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지역 미제 사건 중 하나인 '울산 신정동 다방 여주인 살인 사건' 피의자가 12년 만에 검거됐습니다.
경찰은 피해자인 여주인 손톱에 남아 있던 DNA를 재분석해 범인을 찾아냈습니다.
울산경찰청은 살인 혐의로 A(55) 씨를 붙잡아 구속했다고 오늘(4일) 밝혔습니다.
A 씨는 여주인 혼자 있던 다방에 들어가 목을 졸라 여주인을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그는 여주인에게 성관계를 제안했으나 거부당하자 홧김에 범행했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사건은 12년 전인 2012년 1월 10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날 밤 11시 26분쯤 다방을 운영하는 장모 B(당시 50대) 씨가 숨져있다는 사위의 신고가 경찰에 들어왔습니다.
집에 오기로 한 장모가 연락되지 않아 다방으로 찾아가 보니, 문이 잠겨 있었고, 열쇠공을 불러 문을 개방했더니 장모가 계산대 옆 바닥에 쓰러져 숨져있었다는 것입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은 B 씨 목에 졸린 흔적과 옷이 벗겨진 상태인 것을 확인하고 살인 사건으로 판단해 수사를 시작했으나 난항을 겪었습니다.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하고, 인력사무소, 다방 주변 가게 등을 탐문하며 500명가량을 조사했으나 범인을 특정할 만한 단서를 찾지 못했습니다.
다방 내부나 다방을 직접 비추는 CCTV가 없었고, 당일 다방을 오갔던 것으로 확인된 손님 중 일부인 9명도 알리바이가 있었던 것입니다.
현장에 있던 술잔이나 찻잔 등에는 지문도 제대로 남아있지 않아 유일한 단서는 B 씨 손톱 밑에 있던 DNA 시료였습니다.
경찰은 이 시료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맡겼으나, 분석 결과 남녀 DNA가 섞여 있어 신원을 특정할 수 없다는 결과나 나왔습니다.
묻힐 뻔한 이 사건은 울산경찰청 중요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이 꾸려지고 DNA 분석 기술이 발달하면서 전환을 맞았습니다.
국과수에 해당 시료 분석을 재의뢰한 결과, 2019년 10월 특정 DNA가 확인된 것입니다.
더욱이 이 DNA는 2013년 1월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에서 찻값 문제로 여주인과 다투다가 여주인을 심하게 폭행해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받은 남성 A 씨와 일치했습니다.
추가 조사에 나선 경찰은 신정동 다방 살인 사건 당시 주변인들을 다시 탐문했고, A 씨가 사건 현장에 있었다는 정황을 찾아냈습니다.
A 씨가 사건이 일어나기 전 주변 여관 등을 전전하면서 다른 다방을 자주 찾았는데, 살인 사건 후 발길을 끊었다는 진술 등입니다.
이후 경찰은 A 씨 위치를 추적해 지난달 27일 양산 한 여관에서 A 씨를 검거했습니다.
A 씨는 검거된 직후 범행을 부인했으나, 프로파일러 조사 등에서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방경배 울산경찰청 강력계장은 "보강 수사를 계속할 것이다"며 "중요 미제사건에 대한 정보나 수사단서를 알고 있는 경우 시민이 적극적으로 제보해달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