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미국·후티 직접 교전…점점 커지는 '중동전쟁 확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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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래드 쿠퍼 미국 해군중부사령부 사령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중동 주변국은 물론 미국 등 서방국가까지 관여하는 국제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이란도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으나 중동 내 이란 대리세력과 미군의 직접 교전까지 발생하면서 긴장 수위가 계속 높아지고 있습니다.

중동과 이집트, 서아시아 등을 담당하는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31일(현지시간) 홍해에서 민간 컨테이너선을 공격하던 후티 반군의 고속단정과 교전을 벌였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후티 반군은 해당 선박에 20m까지 접근해 승선을 시도 중이었으며, 구조요청을 받고 출동해 구두 경고를 실시한 미군 헬기에 총격을 가했습니다.

이에 미군 헬기가 응사하면서 전투가 개시됐고, 현장에 있던 후티 반군 고속단정 4척 중 3척이 침몰했습니다.

후티 반군 측에서는 최소 10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것으로 보인다고 AFP 통신은 전했습니다.

후티반군이 하마스의 편을 들어 홍해를 오가는 선박들을 공격하기 시작한 이래, 미군이 후티반군과 직접적으로 교전한 건 이번이 첫 사례입니다.

홍해의 안전 보장을 위해 다국적 함대 구성에 참여한 국가 중 하나인 영국도 후티 반군을 겨냥한 공습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왔습니다.

여태 직접적 관여를 피하던 서방이 중동의 반미·반서방 무장세력들을 상대로 군사적 대응 수위를 높이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문제는 이런 전개가 중동 상황을 더욱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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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총리

레바논과 인접한 이스라엘 북부는 이란의 지원을 받아온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국경 너머로 연일 로켓을 쏘아대면서 확전 위기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라크와 시리아 등지에서도 현지 미군기지를 공격한 이란 연계 무장단체에 미군이 보복 폭격을 가했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런 갈등 상황들은 각각이 중동전쟁을 촉발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면서 "확전된다면 이스라엘이 이란과 공개적으로 충돌하고 미국도 말려드는 전쟁이 촉발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란의 동맹인 후티반군은 홍해 항로 보호를 위해 결성된 미국 주도 다국적 함대에 발포를 해왔다"면서 "만약 미국 군함이 피격된다면 올해 11월 대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은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는 강한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나프탈리 베네트 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달 28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헤즈볼라와 후티의 배후인 이란을 미국과 이스라엘이 직접 쳐야 한다면서 "악의 제국 이란을 반드시 무너뜨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싱크탱크 중동연구소의 칼리드 엘긴디 수석 연구원은 "이스라엘인들은 3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주민의 대규모 봉기)를 막는 중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들이 일하는 방식이 오히려 이를 야기하는 듯 보인다"고 꼬집었습니다.

하마스 기습에 따른 자국민 피살을 막지 못해 궁지에 몰린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는 가자지구 침공전이 권력 보전을 위한 생명줄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스라엘 국민 대다수가 총리에게 책임을 물어 정권을 교체하기를 원하지만, 하마스와 전쟁이 지속되는 한 네타냐후가 자리를 유지하면서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엘긴디 연구원은 "이건 네타냐후의 전쟁"이라면서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이 모든 혼란이 역내로 확장하는 상황이 점점 다가올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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