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검찰 수사로 창사 이후 최대 위기에 빠진 카카오가 또 시끄러워졌습니다. 이번에는 김범수 창업자의 측근으로 알려진 임원이 같은 건설사에게만 계속 시공을 맡긴다며 여러 내부 비리 의혹을 폭로했습니다. 의혹의 당사자들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카카오 내부의 갈등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엄민재 기자입니다.
<기자>
5천억 원 이상이 투입돼 2025년 준공 예정인 대규모 복합 문화시설 서울아레나 공사 현장입니다.
최대 2만 8천 명까지 들어가는 K팝 공연장과 극장 등이 들어섭니다.
김정호 카카오 경영지원총괄은 SBS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 사업 관련 제보가 끝없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정호/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 : 어마어마한 이권이에요. '자기들끼리 합작사를 만들었다' 이런 얘기까지 지금 계속 (제보로) 들어오거든….]
공개 입찰도 없이 특정 건설사가 시공을 맡았는데, 이미 준공된 안산 데이터센터도 같은 회사가 시공했고 제주 본사 부지 개발도 불투명하게 진행됐다는 겁니다.
[김정호/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 : 카르텔이 생기는 거죠. 관리 쪽 임원, 시공 건축팀 쪽 임원 서로 이제 형님 동생 하면서….]
김정호 총괄은 지난 22일 내부회의에서 이런 문제들을 임원들과 논의하다가 흥분해 욕설을 했고, 여러 차례 사과를 했지만 욕설을 문제 삼겠다는 내부자들이 나왔다고 했습니다.
이후 사안의 경과와 비리 의심 사항을 SNS에 폭로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건설 관련 비리 의심 외에도 관리부서 실장급이 더 경력이 많은 개발부서장 연봉의 2.5배나 된다, 특정 부서만 한 달에 12번, 투어 프로 수준으로 골프를 친다, 회사 골프회원권을 정리하려니 주말 저녁에도 골프의 필요성에 대한 하소연 전화가 이어졌다고 밝혔습니다.
그러자 자산개발실 직원들이 내부 게시판에 반격에 나섰습니다.
서울아레나는 수의계약이 아니라 민간투자사업 방식이며, 데이터센터와 제주 부지 개발도 상식과 원칙 안에서 업무를 수행했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면서 사실과 다른 김 총괄의 글로 크나큰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닌지 회사 차원에서 검토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김 총괄은 김범수 창업자에게 알린 이후 SNS에 글을 썼다고 했지만, 이번 사태에 대한 창업자의 의견은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 내홍이 검찰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제 일·김세경, 영상편집 : 원형희, 디자인 : 박천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