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지산이 1707년 분화처럼 대규모로 폭발하면 도쿄와 주변 지역에 도쿄돔 약 390개 분량인 4억 9천만㎥의 화산재가 쌓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오늘(24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후지산이 분화해 많은 양의 화산재를 분출하고 바람이 동쪽으로 분다는 가정하에 이 같은 결론을 얻었습니다.
화산재가 쌓일 것으로 예상된 지역은 도쿄도, 가나가와현, 지바현 등 수도권 8개 광역지자체와 시즈오카현입니다.
마이니치는 화산 방재를 담당하는 일본 내각부가 지난해 3월 비공개 전문가 회의에서 배포한 내부 자료를 분석해 이처럼 많은 화산재가 쌓일 경우 일시적으로 보관할 장소를 확보하는 것이 큰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대규모 분화가 일어나면 화산재를 보관하기 위해 도쿄돔 약 280개에 상당하는 공간이 필요한데, 도쿄도·가나가와현·야마나시현은 도쿄돔 약 120개에 이르는 공간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야구장과 콘서트장 등으로 사용되는 도쿄돔은 부피가 약 124만㎥이고, 면적은 약 4만 7천㎡입니다.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화산재를 처리하지 못하면 다른 지역으로 보내거나 바다에 투입하는 방법이 대안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보고서는 후지산 분화로 목조가옥이 쓰러지거나 화산재가 확산하면 최대 2천670만 명이 피난을 떠나야 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이는 수도권 인구의 60%에 해당합니다.
또 화산재로 차량이 통행하지 못해 물자를 원활히 마련하지 못하는 주민은 약 2천700만 명, 정전을 겪는 사람은 약 3천6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차량 정체 등을 고려해 후지산 분화 시 자동차 대신 도보로 피난하는 쪽으로 피난계획을 수정한 바 있습니다.
규슈 남부 가고시마현 화산을 연구해 온 이구치 마사토 교토대 교수는 "수도권에서는 단기간에 화산재를 처리하지 못하면 교통망 마비가 오랫동안 이어질 것"이라며 "분화한 뒤에 대응하면 늦기 때문에 미리 화산재 보관처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