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여름 폭우와 폭염으로 배추가 속이 비고 무르면서 수확량이 크게 줄었습니다. 김장철을 앞두고 정부도 물가 잡기에 나섰지만, 재료 가격이 다 올라서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박예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충북 청주, 1만㎡ 크기의 배추밭.
겉으로는 싱싱해 보이는데, 반으로 갈라보니 속이 비어 있고 뿌리는 다 물렀습니다.
원래라면 여기 있는 배추들은 10월 중순에 다 수확됐었어야 했는데, 이렇게 병이 들어 수확되지 못한 채 남아 있습니다.
올여름 폭우와 폭염이 반복되면서 무름병이 돈 것입니다.
[최영회/농민 : (겉은) 아주 그럴듯하게 포장은 돼 있는데, 안을 뒤집어보면 썩은 상태죠. 내가 노력을 해도 하늘이 도와주지 않으면 수확을 볼 수가 없어요.]
원래 절임배추용으로 출하했었는데, 올해는 전부 다 갈아엎을 수밖에 없는 상황.
[최영회/농민 : 보다시피 수확할 게 없잖아요, 거의. 한 90%는 망가져가지고. 온갖 약을 다 써도 잘 듣지 않고 그러니까 비용 발생이 굉장히 커지는 거죠. 25~26년 농사지으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에요.]
강원 평창 등 다른 산지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면서 올해 배추 도매가격은 kg당 8천 원으로 작년보다 44% 오를 전망입니다.
소금과 대파 등의 가격도 오름세입니다.
[홍정란/서울 강서구 : 김장 적게 할 거예요. 다 비싸요. 안 비싼 게 없어요. 고추도 비싸고, 대파도 비싸고. 다 비싸서 소금도 그렇고….]
[김금자/서울 강서구 : 모든 게 다 비싸니까, 말도 못 해. (김장) 못 할 사람도 많겠어, 돈 없는 사람은. 배추도 비싸더만, 이런 알타리 이런 거.]
정부가 배추와 무, 천일염을 대거 시장에 풀어 김장 물가를 안정시키겠다 계획을 밝혔지만, 부재료 가격들이 동반해서 오르면서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 효과는 떨어질 수 있습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김세경, 영상편집 : 최혜영, CG : 강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