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과 짜고 남편을 상대로 강도상해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가 "범행을 공모한 적 없다"고 주장했으나 2심에서도 기각됐습니다.
오늘(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고법 형사1부(송석봉 부장판사)는 강도상해 혐의로 기소된 A(53·여) 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A 씨는 2018년 자신이 거주하던 아파트 앞에서 장사하던 B(51) 씨를 알게 됐습니다.
B 씨가 남편(60)과의 불화에 대한 얘기를 잘 들어주자 친해졌고, B 씨의 제안으로 금융기관에 대출받아 3억 원을 빌려주고 치킨집을 함께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2021년 6월 동업으로 운영하던 치킨집을 손해만 보고 폐업하게 됐습니다.
A 씨가 빚을 갚으라고 독촉하자 B 씨는 "남편을 야구방망이로 때려 겁을 준 뒤 개인정보를 알아내 남편 명의로 대출받자"고 제안했고, A 씨는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이에 따라 B 씨의 지인에게 현관문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범행을 모의한 당일에는 아들과 함께 집을 비워줬습니다.
B 씨의 지시를 받은 공범은 지난해 2월 25일 오후 6시 A 씨의 집에 침입, 귀가한 A 씨의 남편을 향해 야구방망이를 휘두른 뒤 목을 졸랐으나 피해자에게 제압당해 실패한 뒤 달아났습니다.
A 씨는 재판 과정에서 "B 씨에게 남편이 흥신소에 나를 죽여달라고 의뢰했다는 말을 듣고 살해당하기 전에 먼저 공격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뿐, 재산상 이익을 취할 목적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1심은 "A 씨의 주장은 허황되고 납득하기 어려우며, 30년 동안 동고동락한 배우자를 상대로 철저한 계획하에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불량하다"며 "피해자가 느꼈을 배신감과 충격, 두려움은 짐작하기도 어렵다"며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A 씨는 "B 씨 등이 남편을 상대로 강도상해 범행을 저지를 것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설령 인식했더라도 공범이 아닌 방조범에 불과하며 형도 너무 무겁다"며 사실 오인과 법리 오해,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습니다.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주장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2심은 "현관문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았더라면 공범이 집 안에서 범행을 저지를 수 없었을 것이며, 아들과 함께 피신함으로써 범행이 쉽게 실행되도록 했다"면서 "수사 단계에서 허위로 진술하며 공범을 숨기려 하는 등 죄책을 줄이려 한 점으로 볼 때 심신미약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기각했습니다.
범행 직후 달아났다 8개월 만에 붙잡힌 B 씨에 대해서는 다른 사기 혐의 사건을 병합,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1년을 선고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