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136차례…'마지막 피신처' 의료시설 난타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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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자지구 알아흘라 아랍병원 폭발 사건으로 부상당한 팔레스타인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전쟁에서 주요 피신처로 사용되는 병원에 대한 공격이 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내 의료시설에 대한 공격이 전쟁발발 이후 최소 136차례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에서 59차례, 동예루살렘을 비롯한 요르단강 서안에서 77차례 발생한 것으로 목격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사망한 의료진은 최소 16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지난 7일 자국에 침투해 무차별적 잔혹행위를 저지르자 가자지구를 봉쇄하고 공습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병원을 비롯한 의료시설은 무력분쟁에서 다친 이들뿐만 아니라 피란민들이 대거 몰려드는 마지막 피신처 성격이 있습니다.

의료시설이 무력분쟁과 관련한 국제인도법에 따라 엄격한 보호를 받는 까닭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지난 17일 가자지구 내 알아흘라 아랍병원에서 발생한 폭발에서도 사망자 중에 여성, 어린이를 포함한 피란민들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서로 상대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미국 정보당국은 희생자 숫자를 100∼300명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국제인권단체 '분쟁지역 의료 보호 연합'(SHCC)도 지난 7일 개전 이후 첫 주에만 이스라엘 및 가자지구에서 의료시설 공격 94건이 발생해 숨지고 다친 의료진을 각각 29명, 24명으로 집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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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발발 후 일주일에만 94차례 의료시설 공격

제네바협약과 로마 규정 등 이른바 '전쟁법'으로 불리는 국제인도법 체계는 의료시설에 대한 공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습니다.

부상한 적군을 치료하고 있거나 그들의 무기를 보관하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의료시설을 공격하는 행위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병원이 군사기지가 되는 식으로 완전히 용도가 바뀌는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의료시설 공격은 전쟁범죄 혐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제한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간 각국 분쟁 지역에서는 의료시설에 대한 공격이 잦아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SHCC는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의료시설에 대한 공격 사건은 2021년 대비 45% 증가해 2천 건을 넘어섰다고 집계했습니다.

해당 공격 대부분은 지난해 2월부터 전쟁을 지속하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발생했습니다.

쿠데타를 일으킨 군사정권과 소수민족, 저항군 간 무력 충돌이 끊이지 않는 미얀마에서도 의료시설 공격이 자주 일어납니다.

인권을 위한 의사회(PHR) 사무국장 샘 자리피는 NBC방송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가자지구, 시리아에서 의료시설, 의료진, 구급차에 대한 공격이 전례 없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가자지구 등에서는 다른 목표물을 겨냥하더라도 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서 잇고 인구밀도가 높아 근처 의료시설에까지 피해가 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문가들은 직접 표적이 아니더라도 의료시설을 때리면 국제인도법 위반이라며 예방 의무가 있지만, 의료시설 공격은 제대로 처벌조차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분쟁지역 의료보호 연합 보고서 캡처,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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