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의 스카버러 암초 주변 바다에 '부유식 장벽'을 설치하자 필리핀 정부가 자국 어선들의 접근을 막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대응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필리핀 해경은 소셜미디어 X에 실은 성명을 통해 필리핀 해경선이 지난 22일 해양 순찰 도중 이 일대에서 부유식 장벽을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해경이 성명과 함께 올린 사진과 영상에는 중국 해경선 3척 등이 밧줄에 부표를 여러 개 이은 약 300m 길이의 부유식 장벽을 설치하는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필리핀 해경선이 도착하자 중국 해경선 등은 15차례 무선으로 검문 메시지를 보내며 필리핀 측이 국제법과 중국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비난하다가 필리핀 선박에 언론사 취재진이 타고 있다는 점을 파악하고는 다른 곳으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측은 이 해역에서 필리핀 어선들이 많이 보이면 이런 장벽을 설치한다고 필리핀 어민들은 전했습니다.
필리핀 정부는 장벽 철거에 나서겠다면서 정면 대응 의사를 밝혔습니다.
일본 정부도 오늘(25일) "남중국해의 긴장을 고조하는 어떠한 행위도 강하게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중국 외교부는 자국 영해 안의 '천연 호수'에 접근한 필리핀 선박을 몰아내기 위해 적법한 조치를 했을 뿐이라고 맞섰습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황옌다오는 중국의 고유 영토로 중국은 황옌다오와 부근 해역에서 논쟁의 여지가 없는 주권을 보유하고 있고, 관련 해역에서 주권 권리와 관할권도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어온 필리핀과 중국 사이에선 지난달 중국 해경의 '물대포' 발사를 비롯해 최근 크고 작은 충돌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