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양 금지' 북한 인공기, 아시안게임 개회식서도 펄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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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선수단이 인공기를 앞세워 항저우아시안게임 개회식에 등장하며 5년 만에 종합스포츠 복귀를 알렸습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인공기 사용'은 논란이 될 조짐입니다.

국제 대회에서 자국을 상징하는 국기를 내거는 건 당연하지만, 북한은 도핑 문제로 올림픽을 제외한 대회에서 국기 게양이 금지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북한은 오늘(23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 인공기를 앞세우고 입장했습니다.

이날 북한은 알파벳 순서에 따라 7번째로 등장했습니다.

복싱 방철미와 사격 박명원이 인공기를 높게 들고 선수단을 이끌었습니다.

뒤를 따르는 북한 선수들의 손에도 인공기가 들렸습니다.

항저우아시안게임이 공식 개막하기 전부터 북한 선수단은 인공기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지난 22일 항저우 선수촌에서 열린 공식 입촌식 행사에서는 브루나이, 캄보디아 등 다른 나라 국기들과 함께 북한의 인공기가 게양됐습니다.

이날 북한이 일본과 맞붙은 탁구 남자 단체 경기장에도 인공기가 게양되는 등 대회 곳곳에 인공기가 펄럭였습니다.

그제 남자 축구 타이완과의 경기를 앞두고도 북한 선수들은 인공기 앞에서 국가를 불렀습니다.

하지만, 이는 세계도핑방지기구 WADA의 규정을 위반한 행동입니다.

WADA는 지난 2021년 10월 북한 반도핑기구가 국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올림픽·패럴림픽을 제외한 국제 대회에서 북한 국기의 게양을 금지했습니다.

WADA의 제재 해제에는 북한의 반도핑 기관에 대한 외부 감시단의 시찰 등 시정 조치가 필요한데, 북한이 코로나19로 국경을 봉쇄하면서 조치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 8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국제태권도연맹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북한의 인공기 게양이 금지되면서 주최 측이 아예 모든 참가국의 국기를 게양하지 않았다는 일부 매체 보도도 나왔습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인공기가 잇달아 게양되면서, WADA가 아시아올림픽평의회 등 주최 측에 어떤 방식으로든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WADA 측은 관련 질의에 "우리의 조치가 존중되지 않는 것을 알게 되는 경우 관련 단체들과 접촉하고 시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그 결과를 이행하지 않는 단체에 대해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이 오늘 보도했습니다.

WADA는 "북한은 계속해서 세계반도핑규약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며 "모든 국제 연맹과 OCA와 같은 주요 행사 기구들은 북한의 규약 불이행의 결과에 대해 통보받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공기 게양이 이뤄지는 배경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혈맹'인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 북한이 5년 만에 종합 국제 대회에 복귀한 상황 등이 고려된 것이 아니겠느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북한은 역도와 레슬링, 사격, 권투 등 여러 종목에서 메달권에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지금 분위기로는 항저우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가 WADA의 제재를 따르지 않고, 북한 선수가 우승한 경기 시상식에서 인공기를 걸고 북한 국가를 연주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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