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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국전쟁 질질 끈 중·러…비밀 전보에 담긴 '속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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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최근 만나서 밀착을 과시했는데 과거 북한과 소련의 관계는 어땠을까요. 한국전쟁의 휴전협정이 2년이나 늘어졌던 이유는, 그동안 포로 송환 문제 때문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그런데 중국과 소련이 서로 나눈 비밀 전문을 살펴봤더니 다른 속셈이 있었던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베이징 권란 특파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한국전쟁 정전 협상이 한창이던 1952년 3월, 중국의 지도자 마오쩌둥이 소련의 스탈린에게 보낸 전보입니다.

종전을 가정하고 전후 경제지원을 요청합니다.

중국이 추진 중이던 1차 5개년 계획 성공을 위해서는 강대국 소련의 힘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스탈린은 경제 얘기는 한 마디 없이 무기를 지원하겠다는 답만 보냅니다.

한국전쟁을 계속하라는 암시를 보낸 겁니다.

경제 지원이 다급했던 마오쩌둥은 결국 스탈린의 뜻을 따르기로 했고, 스탈린은 그제서야 중국의 결정을 환영하며 경제지원을 약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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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이 스탈린에게 "하루 동안 미군 폭격에 주민 6천 명이 죽었다, 휴전 협상을 해야 한다"고 요청했지만, 오히려 질책만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스탈린은 유럽에서 미국의 힘을 빼기 위해 한국전쟁이 지속되기를 원했던 겁니다.

1951년 7월 시작된 정전 협상이 2년가량 공전하며 수많은 사상자를 냈던 이유는 그동안 공산 측과 유엔군 간 포로 송환 문제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포로는 표면적인 이유였을 뿐 소련과 중국의 속셈이 서로 달랐던 게 전쟁이 장기화 된 주원인이었던 겁니다.

베이징대 연구팀이 소련 해체 이후 공개된 사료들과 중국 측 자료를 수집해 분석한 결과는 올해 안에 국제학술지에 실릴 예정입니다.

[김상원/베이징대 한반도연구센터 연구원 : (정전협상은) 1년 안에 끝날 수도 있던 문제였지만, 결국은 중국과 소련의 이런 강대국들의 이해관계로 인해서 북한이 끌려갈 수밖에 없었고, 한국전쟁이 53년까지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강대국의 이해득실 계산에 전쟁 대신 평화를 가져오는 일은 뒷전으로 밀렸고, 피해는 한국인들만 고스란히 짊어졌던 셈입니다.

※ 2021년 교육부-한국학중앙연구원 지원 연구

(영상취재 : 최덕현, 영상편집 : 이재성, CG : 손승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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