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사각지대' 알고 있었지만…구멍 뚫린 공적 보호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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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주 전주의 한 빌라에서 4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 전해 드렸는데요. 보건복지부가 이 여성이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것을 파악해 통보까지 했는데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구멍 뚫린 공적 보호망의 현실, 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8일, 전주시 서신동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40대 여성.

보건복지부는 이 여성이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것을 파악해 지난 7월 전주시에 통보했습니다.

건강보험료 1만 9천 원을 56개월 동안 내지 못했고 6개월간 관리비를 체납했으며 지난 5월부터는 가스까지 끊긴 것이 근거였습니다.

복지부는 네 번째 조사에서야 이 여성이 위험한 상태에 놓였다는 것을 파악했습니다.

[복지부 관계자 : 저희가 통상적으로는 3개 이상 (항목) 위기 정보를 가진 사람들을 (지자체 통보) 보내거든요. 그전에는 그러니까 3개 이상이 아니었던 거죠.]

보건복지부는 이에 앞서 지난 2021년에도 5월부터 네 차례, 이 여성이 복지 사각지대에 있다는 것을 파악해 전주시에 통보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복지 사각지대 대상자를 찾아내도 이들을 공적 보호망에서 관리할 인력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지난 7월, 제4차 복지 사각지대 발굴로 이곳 서신동에서 확인된 사람만 87명, 올 한 해 1, 2, 3차를 합치면 550여 명입니다.

8월 현재 전주시의 복지 사각지대 대상자 7천여 명을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35명의 직원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공무원 1명이 200여 명을 맡고 있는 셈입니다.

[서신동 주민센터 관계자 : 담당자도 당연히 부담이 되는 거죠. 부담 안 된다면 그건 말이 안 되는 거고요. 어쨌든 방대한 양이 있기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인력을 늘리지 않고서는 사각지대에 놓인 주민들을 서류상으로는 찾아내더라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는 어렵습니다.

[이상록/전북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차상위 계층 그 이상의 계층을 도와주기엔 너무 어려운 부분들이 많이 있어서, (담당) 인력을 대대적으로 증원하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고….]

전주에서 숨진 여성 옆에서 발견된 남자아이는 출생 기록이 없는 미등록 아동으로 확인된 상황.

지난해 수원 세 모녀 사건 이후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자는 목소리가 컸지만 사회안전망의 구멍은 여전히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영상취재 : 문상현 JTV, CG : 원소정 JTV)

JTV 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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