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 인생의 고민 중 어쩌면 가장 크게 다가올지도 모를 '연애', 이 둘이 결합했다면? '직장고민상담소-대나무슾'의 서브 코너 '비밀리'에서 연애전문가들의 발랄하고도 진지한 경험담과 조언을 들어보세요!
연애 필드에서 일하면서 많이 받는 질문이나 고민 중 하나는 '왜 세 번이나 만났는데 사귀자고 하지 않을까요?'와 관련된 내용들이다. 이건 솔직히 말하자면 연애 칼럼니스트들이 쓴 칼럼이 와전되고 곡해되어 생긴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미팅이나 소개팅에서 첫 만남으로 상대를 섣불리 결정하지 말고 적어도 세 번은 만나보고 상대를 평가해도 늦지 않다는 이야기가 잘못 통용된 것이다.
이 결정이라는 것도 사귈지 말지의 결정은 아니다. 앞으로 좀 더 만나볼 수 있겠다는 결정, 적어도 이 사람은 절대 아니라고 제쳐 두지는 않는 결정이다. 그런데 이 말이 와전되어 나중에는 세 번 만나면 사귀어야 할 것처럼 혹은 세 번을 만나고도 사귀자고 고백하지 않으면 이상한 것으로 되어버렸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확실하게 정정하자면, 세 번 만나면 사귀자고 해야 하는 것도, 세 번을 만났는데 사귀자고 하지 않으면 이상한 것도 절대 아니다. 세 번을 만난다는 것은 상대에게도 나에게도 서로를 알 기회를 주는 것이고 세 번 이상을 만나면 그때부터 사귈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큰 사이로 발전하는 것이다.
사람을 안다는 것과 나와 맞는 사람은 다른 것예를 들어 당신이 인터넷에서 마음에 드는 옷을 발견했다고 치자. 디자인도 컬러도 마음에 들고 모델이 입고 있는 모양을 보니 아주 예뻐 보인다. 그래서 주문하고 배송을 기다린 후 마침내 그 옷을 받아서 입어보았다. 이 옷의 디자인과 컬러는 내가 인터넷에서 봤던 그대로인데 문제는 거기서의 모델과 달리 나에겐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옷은 아무리 예쁘고 좋은 옷이라 하더라도 내가 입지 않는 혹은 입을 수 없는 옷이 된다.
연애에 있어 누굴 만나는 일도 이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그 사람 자체는 괜찮거나 혹은 다른 사람과는 아주 잘 어울리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보다 중요한 건 나와 잘 맞는 사람인가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연애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를 아는 동시에 나와 잘 맞는 사람인가도 보아야 하는 문제다. 사람들이 대개 실수하는 지점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서는 알려고 애쓰지만 나와 잘 맞을지 맞지 않을지는 일단 사귀고 난 다음 알아봐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사람을 만나서 사귀기는 쉽겠지만 또 그만큼 쉽게 헤어지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왜 많은 연애가 6개월을 넘기지 못할까이렇게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만 알고 나와 잘 맞는지 그렇지 않은지는 거의 모른 채 만나게 되면 대개 연애는 6개월을 넘기기가 어렵다. 아주 극단적으로 나와 잘 맞지 않는 경우에는 3개월 안에 연애가 끝나기도 한다.
해서 어떤 사람이 연애만 했다 하면 6개월을 채 못 넘긴다면 그건 상대와 내가 잘 맞는 사람인지 아닌지에 대해 별 고민 없이 연애를 시작했기 때문에 계속해서 실패한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연애 상담을 해 보면 이렇게 서로에 대해 잘 모르거나 혹은 나와 맞지 않는 사람들과 연애를 할 때 6개월 이전에 온갖 연애 문제가 발생한다. 인터넷에서 좋아 보였던 옷이 막상 내가 입었을 때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그 사람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나와의 성향이나 성격 등이 맞지 않아 높은 확률로 갈등을 겪게 되는 것이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