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아톤' 감독 "주호민 과도한 빌런 만들기 멈추길…을과 을의 무의미한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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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성 장애인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이 웹툰작가 주호민이 특수학급 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무리하게 고소했다는 논란에 대해 "과도한 빌런 만들기를 멈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정 감독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말아톤' 감독으로서 특정 웹툰작가에 대한 멸문지화급의 과도한 빌런 만들기를 멈추고, 그의 아들을 포함한 많은 발달 장애 아이들이 집 근처에서 편안히 등교할 수 있도록 특수학교를 대폭 증설하고 예산을 확충하는 방향으로 언론과 여론이 힘을 쏟길 바란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그는 "아울러 특수학교를 세우려 할 때마다 집값 떨어진다고 길길이 뛰며, 장애를 지닌 아이 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빌도록 만드는 고질적인 님비(NIMBY·지역이기주의) 현상을 재고하는 계기 또한 되길 빈다"고 말했다.

또 정 감독은 "그렇지 않으면 웹툰작가의 별명인 '파괴왕'처럼 발달 장애인에 대한 인식 고양을 위해 쌓아온 그동안의 사회적 노력들이 물거품이 되고, 이 땅의 수많은 초원이(배우 조승우가 연기한 '말아톤' 주인공 이름)들은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 찍힐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생님들의 권익도 중요하지만 언론은 항상 기저에 깔린 구조적 모순과 시스템의 진짜 빌런을 추적해야 할 임무가 있다고 본다"며 "을과 을의 싸움이 지닌 무의미함과 비극성은 영화 '기생충'에서 충분히 보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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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주호민이 자신의 발달 장애 아들을 가르치던 특수학급 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해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이는 최근 학부모들의 교권 침해 행위에 대한 비판이 거세진 상황과 맞물려 대중들의 큰 반발심을 불러일으켰다.

주호민은 아들이 여학생 앞에서 신체를 노출하는 등 돌발행동으로 통합학급에서 특수학급으로 분리된 뒤, 특수학급의 교사가 아들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고 문제 삼았다. 이로 인해 교사는 직위해제 됐는데, 주호민 부부의 아동학대 신고가 무리한 행동이 아니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녹음기를 몰래 아이에게 들려 보낸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지난 2일 추가 입장문을 낸 주호민은 이번 논란에 사과하며, 아내와 상의해 해당 교사의 선처를 위해 탄원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2005년 개봉한 '말아톤'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초원(조승우)이 마라톤을 배우며 자신의 벽에 도전하는 과정과 그 속에서 펼쳐지는 헌신적인 모정을 다룬 영화다.

(SBS연예뉴스 강선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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