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좁은 우리에 강아지들이 먹다남은 음식과 배변 등 오물이 뒤섞인 채 갇혀있습니다.
바로 옆에선 부패가 진행된 개 사체들과 뼈들이 잇따라 나옵니다.
보령시 주산면에 있는 불법 개 번식장으로 한쪽 눈이 없는 강아지도 보입니다.
동물보호단체는 힘없이 주저앉아있는 강아지도 구조했습니다.
이 곳을 비롯해 또 다른 불법 번식장에서 발견된 강아지만 600여 마리.
역대 적발된 불법 개 번식장 중 최대 규모입니다.
[ 전진경 / 동물권행동 카라 대표 : 저희가 여태까지 조사했던 번식장 중에서 가장 큰 규모이고요. 둘 다 역대급으로 큽니다. (각각) 거의 300마리 정도 되는 불법 번식장이고요. ]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번식된 강아지들은 대전 유성구의 한 개 경매장에서 합법적 개체로 둔갑해 거래됐습니다.
최근 대전의 한 대학교 반려동물학과 전 교수가 운영해 논란이 된 곳입니다.
불법 번식장에서 출하된 개들이 합법 번식장으로 옮겨 등록 작업을 하는 이른바 '택갈이' 를 거치는 겁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거래 전표를 분석한 결과 이 곳에서 거래되는 강아지 네 마리 중 1마리는 불법 번식장에서 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은 의혹이 제기된 경매장 운영주와 불법 개 번식장 업주의 입장을 물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습니다.
업계에선 반려동물산업에 이같은 불법 번식이 판을 쳐 위생적인 번식 환경을 조성하고, 지자체의 주기적인 점검을 받는 합법 업체만 피해를 본다고 말합니다.
[ 박인종 / 한국반려동물생산판매협회 사무총장 : 애견판은 합법인 곳(번식장)이 불과 20~30% 밖에 안 돼요. 그리고 70~80%가 불법이에요. 허가 내놓고 하는 사람들만 바보가 되고… ]
동물보호단체들은 이 참에 반려동물 경매장 제도를 철폐하자는 주장도 하고 있습니다.
( 취재 : 이수복 TJB / 영상취재 : 최운기 TJB / 영상편집 : 변지영 / 제작 : SBS 디지털뉴스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