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내년 대선 때 '80% 득표 만들라' 공직자들에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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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년 3월 대선에서 자신이 80% 이상 득표로 압승하게 하라고 공직자들에게 지시했다고 영국 더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크렘린궁과 가까운 한 소식통은 러시아 야권 성향 독립언론 메두자에 "푸틴 대통령의 골수 지지자, 행정·기업 동원, 전자 투표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80% 득표율 결과가 보장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2018년 6년 임기의 4기 집권에 성공했습니다.

당시 최종 투표율은 67.54%로 집계됐으며 푸틴 대통령은 76.69%의 득표율로 당선됐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강한 권위주의 성향과 사실상 종신직 대통령이라는 의미에서 '현대판 차르'로 불립니다.

러시아는 2020년 7월 푸틴 대통령이 2036년까지 장기 집권을 계속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개헌안을 가결했습니다.

이를 통해 5기 집권을 위한 내년 대선에 재출마하고,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6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두 차례 더 역임할 수 있게 됐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내년 대선 출마 의사를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습니다.

더타임스는 푸틴 대통령이 오는 11월 모스크바에서 열릴 포럼에서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러시아는 선거를 실시하며 겉으로는 민주주의를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선거를 엄격하게 통제합니다.

더타임스는 러시아 당국이 강압적인 수단으로 민간·국영 기업에 직원들에게 투표를 강요하게 만드는 것은 흔한 일이라고 전했습니다.

직원들은 만약 푸틴이 아닌 다른 후보에게 투표했다가 발견되면 해고될까 두려워한다는 것입니다.

독립 선거 감시 기관 골로스는 지난해 9월 러시아에서 실시된 지방 선거에서 득표 부풀리기, 협박, 투표 매수와 기타 부정 선거 행태가 나타났다고 전했습니다.

또 러시아의 전자 투표는 감시가 불가능하며,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야당 인사들이 대거 빠져나가 투표소 감시 인력도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크렘린궁의 소식통은 더타임스에 선거 운동 기간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위대함'과 서방의 세계 지배에 맞서 싸운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더타임스는 지난해 러시아 당국이 정치적 반대를 처벌하는 법을 통과시킨 뒤 많은 사람이 정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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