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 · 공주 찾은 윤 대통령, 수재민에 "이럴 때 돈 쓰려고 긴축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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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박 출하 앞두고 수해 입은 논산 비닐하우스 둘러보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은 어제(18일) 오후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본 충남 공주와 논산의 마을을 연달아 찾아 수재민을 위로했습니다.

17일 경북 산사태 현장을 찾은 데 이어 이틀 연속 수해 현장 방문입니다.

윤 대통령은 논산시 성동면을 찾아 수해를 입은 수박농가와 육묘장을 둘러봤다고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습니다.

백성현 논산시장은 "이 지역은 논산천과 금강천에 인접한 저지대로 인근 둑이 무너져 수박 비닐하우스가 완전히 잠겼다"고 상황 보고를 했고, 윤 대통령은 비닐하우스에 들어가 직접 물에 잠긴 수박을 만져봤습니다.

윤 대통령이 "이걸 수확할 수 있느냐"고 묻자, 백 시장은 "어려울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동행한 김태흠 충남지사는 "이 지역 수박농가의 80% 정도는 보험에 들었지만,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나머지 농가들은 시름이 크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한 주민이 윤 대통령에게 "대통령님 큰일 났습니다. 도와주세요"라고 호소하자, 윤 대통령은 피해 주민의 손을 잡고 "많이 놀라셨겠다. 우리 정부가 긴축 재정을 유지하는 것은 이럴 때 쓰려고 돈을 아낀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윤 대통령을 현장을 지원하던 논산시청 직원들에게도 인사했습니다.

시청 미래전략실에서 근무한다는 한 직원에게는 "사무실에서 펜을 들고 일하는 직원들까지 나온 것을 보니 비상시국이 맞는 것 같다"며 "이렇게 함께 힘을 모으면 어려움도 곧 극복하지 않겠느냐"며 격려했습니다.

방울토마토, 오이, 상추 등 묘종을 키우는 육묘장 비닐하우스도 찾았습니다.

비닐하우스는 물이 차서 웃자라거나 시들어버린 묘종들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주민들은 "묘종은 크기가 작아야 하는데 콩나물같이 키가 크게 자라서 못 쓰게 됐다.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며 눈시울을 붉혔고, 윤 대통령은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 다시 복구할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주겠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이럴 때 돈 쓰려고 정부가 그동안 재정을 아껴왔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앞서 공주 탄천면 대학리의 농작물 침수 현장을 찾기도 했습니다.

먼저 범람한 물이 들어찼다가 빠져나간 비닐하우스를 방문했습니다.

동행한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가을에 출하하려던 사과 대추가 피해를 입었다"고 현장 상황을 보고했고, 김천기 대학리 이장은 "마을에 배수펌프가 없어 인근 금강 물이 작물을 덮쳤다"며 배수펌프 설치를 호소했습니다.

공주를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은 작물들이 신품종이라 보험 처리가 어렵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윤 대통령은 "배수펌프는 물론이고, 농작물 피해 보상 방안도 검토해달라"고 정 장관에게 지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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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호우 피해 공주시 축산농가에서 여물 주는 윤석열 대통령

이번 폭우로 쑥대밭이 된 축사도 찾았습니다.

한 주민은 "축사에 3m 넘게 물이 차올라 소 33마리 중 22마리가 사라졌습니다.

소는 물이 차올라도 주인이 데리고 나가지 않는 한 도망치지 않는데도 피해가 컸다"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축사 주인인 김 모(69) 씨가 송아지를 가리키며 "어제 새끼를 낳았더라고요. 소가 지쳐서 지난 10일에 낳을 것을 여태까지 안 낳다가 이제 낳았어요. 죽은 줄 알았어요"라고 하자 "모성애가 역시…"라고 반응하기도 했습니다.

어미소와 송아지에게 직접 여물을 주기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눈물을 흘리며 지원을 호소하는 주민에게는 "예산을 충분히 투입해 일상으로 복귀하도록 지원하겠다. 걱정마시라"고 위로했습니다.

아울러 축사 복구를 지원하던 김관수 32사단장으로부터 68개 지역에 1천300명 장병을 투입해 재난 극복을 돕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분뇨 냄새가 나는데도 장병들이 고생이 많다. 우리 장병들밖에 없다"며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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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시 수해 피해농민들과 대화하는 윤석열 대통령

축사를 나온 윤 대통령은 인근 대학2리 마을회관에서 주민 20여 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다행히도 주택은 많이 파손되지 않은 것 같은데 농작물 피해가 커서 안타깝다"며 "직접 상황을 봤으니 돈이 얼마가 들더라도 정부가 원상복구를 지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농산물 피해 현황을 살펴서 가을추수가 정상적일 때와 다름없도록 지원할 수 있게 대책을 세우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기존 배수장 용량은 평균 강수량을 기준으로 설계했는데 이제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극단적인 눈, 비, 가뭄이 많아져 새로운 대책이 필요하다"며 "예를 들어 1년간 내릴 비가 사흘 동안 내리는 이런 현상이 일반화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하천 정비계획을 세워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현장을 떠나며 "어제 방문했던 경북은 인명피해가 크고, 충청과 전북 지역은 농작물 피해가 커 안타깝다"며 "벼농사는 물이 빠지면 괜찮을 수 있는데 콩이나 깨 같은 작물이 많이 유실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호우 피해 지원과 관련, "책상 앞에 앉아 있지 말고 모두 현장으로 나가라"고 거듭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면서도 "현장에 나가 상황을 둘러보고 미리미리 대처하라"고 주문한 바 있습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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