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다발 세무조사'에 긴장하는 학원가…설명회 취소하기도


오프라인 대표 이미지 - SBS 뉴스

메가스터디, 시대인재 등 서울 강남 대형학원을 겨냥한 이례적인 동시다발 세무조사가 시작되자 대치동 학원가는 이번 주 예정된 입시설명회도 취소하면서 긴장하는 분위기입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이날 오전부터 서울 서초구 메가스터디 본사와 서울 강남구 시대인재, 종로학원, 서초구 유웨이 본사에 조사원들을 보내 회계 장부와 세무 관련 자료 확보에 나섰습니다.

통상 입시업계 세무조사는 3∼4년에 1회 정기적으로 이뤄지는데 보통 1주일 전 사전 통보를 한 후 조사를 하는 것이 관행이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습니다.

세무조사가 이뤄진 한 업체 관계자는 "오전에 10여 명이 넘는 조사원들이 사전 통보 없이 학원에 들어왔고 재무 관련 자료를 오후까지 보다 갔다. 사전 통보 없는 이런 조사는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을 출제 배제한다고 하니 일부 대치동 학원에서는 주말에 준킬러 관련 작은 입시 설명회를 진행하곤 했는데 이를 취소하고 미루는 분위기"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카르텔 문제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모두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오늘 6월 모의평가 성적표가 나왔는데도 이에 대해 대놓고 발언하거나 예측하기도 조심스러울 지경"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학원 관계자도 "일부 특정 학원이라고 하지만 세무조사 분위기가 사교육 전체로 확산될 것 같다. 전반적으로 모두 몸을 사리는 분위기"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이날 세무조사 대상이 된 업체들은 국내 인터넷 강의의 시초인 메가스터디, 최근 대치동 '신흥강자'로 떠오른 시대인재를 비롯해 종로학원, 유웨이 등 전통적인 대형 학원들까지 두루 포함됐습니다.

시대인재의 경우 상위권 수강생을 위해 콘텐츠 개발팀이 서바이벌 모의고사 문제를 개발해 오프라인에서 배포하는 것으로 유명세를 타며 급성장했습니다.

2017년 문을 연 이 학원은 주로 오프라인 강의와 사설 모의고사 개발 등을 주력으로 삼고 있으며, 모의고사 문제지를 얻기 위해 타지역 상위권 학생들도 대치동으로 와 수업을 듣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서바이벌 모의고사가 등장한 후에 강의실 규모가 커졌고, 강사에게 들이는 콘텐츠 개발 비용도 1건당 100만 원 내외로 커졌다"며 "다만 학원비는 30∼40만 원대로 시도교육청 규정대로 운영하고 있고, 학원비에 모의고사비도 포함돼 있어 위법한 사실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근수 시대인재 대표는 언론 전화통화 및 문자에서 "정부 정책에 공감하며 적극 협조하겠다. 이번 기회에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더 고민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세무조사와 별도로 교육부는 지난 22일부터 2주간을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의심 사례 집중 신고 기간'으로 정해 단속 중인데, 이 때문에 수능 출제위원 출신들을 영입해 홍보에 이용하는 학원들도 세무조사 대상이 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습니다.

교육계에는 출제위원이 지켜야 할 '비밀 서약'을 어기고 수능 출제 위원으로 참가한 경력을 홍보하면서 모의고사를 만들어 대치동 대형 입시 학원에 공급하는 사례가 만연하다고 알려졌습니다.

실제 강사진의 수능 출제경력을 홍보해왔던 일부 업체는 홈페이지상의 이러한 홍보 문구를 삭제하는 등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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