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오늘(28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만나 특별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약속하며 단식 농성 중단을 요청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정문 앞에서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9일째 단식 농성 중인 유가족들을 찾아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특별법을 만들자는 게 유가족의 목표일 테니 민주당을 믿고 농성을 중단하는 게 어떨까 해서 일부러 왔다"며 "다른 야당들과 협력해서 30일 본회의 때 패스트트랙 지정을 하면 이번 국회의원 임기가 끝나기 전까지는 특별법 제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대표는 "비가 많이 내려도 나라 책임, 기근이 들어도 나라 책임이라는데 이 사고는 명백히 정부 잘못 아니냐"며 "진상 규명하고 피해자 권리 보호하고 재발 방지 대책도 세워야 하는데 이러한 (내용의) 법 제정을 (여당이) 거부하니 이렇게 패스트트랙 지정까지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동행한 김교흥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에게 "잘 되겠죠? 저번에 특검법 지정할 때 2명 겨우 넘겨 처리했던가요?"라고 물으며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한 '180석 확보' 여부를 묻기도 했습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특별법 서명에 183명이 동참했다. 특검법 때는 2명을 넘겨 처리했는데 이번에도 아마 그럴 것(처리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특검법은 지난 4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 등 야당의 주도로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쌍특검'(대장동 '50억 클럽' 특검· 김건희 여사 특검) 법안을 말합니다.
곁에 있던 남인순 의원도 "나머지 야4당도 (동참)할 텐데 아슬아슬하지만 (처리)될 겁니다"라고 했습니다.
남 의원은 민주당 이태원참사대책본부장이기도 합니다.
다만, 이 대표는 "그런데 정부·여당이 협조하지 않을 수 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거나 정부의 시행 의지가 없으면 법을 만들어놔도 방법이 없다"며 "결국 정부·여당의 생각을 바꾸도록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자신의 농성 중단 요청에 대해 "살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는 송진영 유가족협의회 대표 직무대행의 언급에 "그 말이 참 많이 아프다"면서 "어쨌든 우리 당 외에 다른 야당, 무소속 의원들도 의지가 강하니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잘 처리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후 인근에 있는 민주유공자법 제정 추진단 농성장에도 잠시 들렀습니다.
이 대표는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관계자의 법 제정 촉구 요청에 "네" 하며 잠시 고개를 끄덕였으나 구체적 답변은 하지 않았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