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문자 테러' 공방…"이간계? 적반하장 vs 개딸 악마화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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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원욱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이 SNS를 통해 공개한 '문자 테러' 발신자가 당원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서 당내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박성준 대변인은 어제(24일) '문자 테러' 조사 결과 브리핑을 통해 "발신자가 당원이 아닌 것이 확인됐고, 외부 세력의 이간질로 드러났다"며 "발신자를 강성 당원으로 단정한 정황과 근거도 확인해 향후 유사한 이간계에 대비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두고 '비명'(비이재명)계는 지도부의 대응이 '적반하장'이라고 반발했고, '친명'(친이명)계에서는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을 일컫는 '개딸'에 대한 악마화를 중단해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비명계 조응천 의원은 오늘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도부가 진상을 파악하고, 이간계에 대비하겠다는 건 적반하장 아니냐"며 "특정인이 2백만 당원 중의 한 명이 아니라고 해서 이간계에 속았다고 경위를 파악하겠다는 건 어이가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조 의원은 "그분이 당원인지가 이 사태 본질이냐고 되묻고 싶다"며 "개딸이 아닌데 왜 개딸이냐고 하냐는데 개딸은 어느새 강성 지지자나 정치 훌리건을 지칭하는 대명사가 돼버렸다. 그건 논점을 흐리는 이야기"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에 대해 지도부를 비롯한 친명계는 오히려 문자를 공개한 이 이원 행동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은숙 최고위원은 라디오에 나와 "누가 문자를 보냈는지 알 수 없는데, 이런 문자로 갈등을 키우는 건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며 "무리한 낙인찍기가 오히려 상대를 악마화하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보는 데 방해가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의원을 향해서도 "폭력적인 문자가 들어왔을 때 문자 자체를 당의 고발센터에 고발하고, 사실 조사를 통해 나온 결과를 가지고 판단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며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해 이야기하시는 게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친명계 안민석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독 중진들이 '내부 총질'하는 현상을 보면서 중진은 중진다워야 한다, 말을 아끼고 하고 싶은 말도 참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내부 총질하는 중진 의원들의 진정성을 의심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개딸들을 악마화시키는 건 일종의 이적행위"라며 "개딸들은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비명계 의원들에게 지속해 욕설 '문자폭탄'을 보낸 강성당원에 대한 당의 제명 조치를 두고도 평가가 엇갈렸습니다.

서 최고위원은 "당 차원 대응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에 이 대표가 즉각 받아들여 당내 신고센터를 만들었다"며 "당내 고발을 통해 당원인 게 밝혀져 제명되는 결과까지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조 의원은 "시범 케이스로 하나 제명하신 모양"이라며 "제명해도 복당하면 되고, 일상생활 하는 데 지장이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형사고발 같은 것을 하는 게 더 강력할 것"이라고 조치를 평가절하했습니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개딸들을) 자제시키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처럼 '양념'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저러면 총선에서 어려워진다는 위기의식 없이 저 세력이 받쳐줘서 지지가 이만큼이라도 간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비명계 의원들은 오늘 오후 의원총회에서 청년 정치인을 공격하는 개딸 행태에 당 지도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문 채택을 제안할 예정입니다.

최근 민주당 대학생위원회 등 청년 정치인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김남국 의원의 '코인 논란'을 비판하자, 강성 지지층은 이들을 향해 욕설이나 인신공격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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