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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여행에서 호구 잡히지 않는 비법

(글 : 권정현)


오프라인 - SBS 뉴스

그동안 농담처럼 "와- 그동안 집도 안 사고 돈 벌어서 뭐 했어요?" 하는 질문을 받으면, "월세 내고 여행 다니느라 못 했네요"라고 했는데 얼마 전 그동안 받았던 월급 명세서를 전부 확인하고 확신을 얻었다.

한때 정말 많이 돌아다닐 땐 한 해 동안 8-9번의 해외여행을 했다. 여행 유튜버도 아닌데 그렇게 3-4년 집중적으로 다녔다.

올해만 해도 벌써 1월에 일본(홋카이도), 3월에 태국(방콕)을 다녀왔고, 5월에 일본(오사카), 6월에 인도네시아(발리), 8월에 이탈리아(돌로미테)가 여행 계획으로 잡혀 있다. 그리고 이 모든 여행을 자유 여행으로 다니니, 그동안 다녔던 여행 얘기를 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지금이 아니면 하지 못할 이야기들이 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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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아직은 내 휴대폰에 번호가 저장된 지인들의 숫자가 내 팔로워 수보다 많은, 인지도도, 유명세도 없어서 하고 싶은 말을 그냥 막 해도 되는 영향력 제로에 가까운 개인이지만, 살다 보면 내가 어쩌다 유명해질 수도 있고, 협찬을 제안받을 수도 있고, 여행 쪽 업계로 이직을 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그러니까 지금 내가 알고 있는 얘기들을 자유로운(?) 지금, 광고주, 협찬사, 사장님들 눈치 안 보고 할 최적의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다.

자, 주제도 정했고 어디서부터 얘기를 할까?

비행기 티켓을 저렴하게 사는 법? 현지인도 잘 모르는 비밀스러운 핫플레이스를 찾는 법? 짐 가방 싸는 법? 현지인 친구를 사귀는 법? 비행기에서 좋은 자리를 고르는 법? 하지만 오늘은 이 얘기로 출발하려고 한다.

여행에서 '호구' 잡히지 않는 비법

"이 세상은 프로가 지배하는 세계"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것. 다른 말로 "공짜는 없다" 정도가 될 수도 있고, 고상하고 유식한 말로 Trade-off(잃는 대신 얻는 가치)를 항상 생각하자라는 말이다.

뭘 당연한 소리 하고 있어 할 수도 있지만 정말 이 사실만 마스터하면 절대 호구 잡히지 않고, 협상(흥정)에서 '중간'은 갈 수도 있다. 그리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이론부터 풀어본다. 프로는 누구인가? 프로페셔널, 전문가들이다. 돈을 받고 그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이다. 그 일의 성과에 따라서 인센티브(돈)를 받기도 하고 명성(영향력)을 얻기도 한다.

그리고 성과가 좋은 프로일수록 그 일을 포기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그 일을 오랫동안 해온 경우가 많아 해당 업계에 대한 인적/지적 자본도 충분한 사람들이다.

문제는 이런 사람들이 인류를 달에 보내거나, 암을 치료하거나, AI 프로그램 같은 것만 만드는 업계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나, 다시 말해 여행을 위한 소비 과정 전 영역에 존재한다는 점이다.

각 나라의 관광청, 여행사, 항공사, 글로벌 호텔, 부띠크 호텔, 플랫폼 여행사, 카드사, 유명 인플루언서, 여행 유튜버, 소비 심리전문가, 프로그래머, 하다못해 '내가 왜 베트남 '다낭'을 가려고 했었지?'하는 여행지 결정의 순간부터, 로마역 광장에서 마주치게 될 소매치기까지 수많은 전문가들이 본인들의 전문지식과 열정을 배경 삼아 이 분야의 프로로 일하고 있다.

그 일의 결과로 우리는 방구석에 앉아서 내가 묵는 호텔의 외관을 살펴보는 일에서부터, 제일 저렴한 항공권 가격을 실시간으로 검색하고, 내가 타는 비행기에서 제일 나쁜 좌석이 어디인지도 미리 알고 거를 수 있게 되었다. 저염식 기내식을 선택하는 것은 기본이고, 지속가능한 여행만 추천하는 여행상품을 고를 수도 있고, 갑작스러운 여행 계획 취소를 위한 보험상품도 가입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 대가로 우리는 무엇을 지불할까? 호텔 가격이나 항공권 가격은 정찰제가 아니라 어시장 도미 가격보다도 널뛰기하는 '시가'의 개념이 되고 있다. 누가, 어느 나라에서, 어떻게 검색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가격이 제시되는 '가격 변동성'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다.

또 분명 이국적인 느낌을 원해 해외까지 갔는데, 이상하게 가는 곳마다 한국인이 현지인보다 더 많은 느낌이 들거나, 식당에서 '한국어 메뉴'를 만날 때 묘한 감정이 들기도 한다. 이것이 내가 치르는 대가이다.

순진한 태도를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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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실전 편이다. 순진한 태도를 버려야 한다.

계약은 서명하면 끝이다. 물론 여러 가지 방법으로 그 계약 약관이 나에게만 불공정한 계약이라는 점을 증명해서, 싸워서 이겨낼 수는 있겠지만 그 과정에 에너지와 시간과 내 기분이 소모된다.

그럼 대체 어떻게 하라고?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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