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픽처] "언제나 주인공은 너였어"…'가오갤3' 로켓, 문제아에서 캡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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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삶에서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한다. 더불어 사회와 조직 안에서 자신의 쓸모를 인정받고 싶어 한다. 비단 인간의 욕구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의 작고 귀여운 너구리 로켓도 그러했다. 라일라는 생과 사의 기로에 선 로켓에게 말한다.

"언제나 주인공은 너였어. 네가 몰랐을 뿐"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이하 '가오갤3')는 가디언즈들의 성장 서사를 담은 히어로 무비다. 시리즈의 대미로서 최고의 볼거리를 선사한 것은 물론이고 매력적인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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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이 되는 이야기는 로켓의 과거와 현재다. 시리즈 1,2편에서 매력적인 씬스틸러 역할을 했던 로켓은 3편에 이르러 비로소 주인공이자 캡틴으로 우뚝 섰다. 제임스 건 감독이 '나의 분신'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애정을 드러낸 이 캐릭터는 시리즈의 대미인 3편에서 관객을 웃게 할 뿐만 아니라 울게까지 한다. 우리는 미처 몰랐다. 이 작고 소중한 존재에게 그런 아픔이 있는지를.

로켓은 아웃사이더였다. 2014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통해 우주의 현상금 사냥꾼으로 우리 앞에 나타난 이 생명체는 '말하는 너구리'로 호기심을 자극했다. 13번의 절도와 22번의 탈옥, 7번의 용병 활동, 15번의 방화를 저지른 문제적 인물인 로켓은 퀼을 만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일원이 된다.

불법 유전자 실험의 피해자인 로켓은 자신이 라쿤(Raccoon: 너구리)인지도 모르고 살았다. 벌레, 설치류, 햄스터, 강아지, 여우, 토끼, 다람쥐 등으로 불렸지만 어느 것도 자신을 대변한다고 생각지 못했을 뿐이다. 그는 자신의 정체성을 인지하지 못할 만큼 가혹한 삶을 살았다. 1,2편에서 지나가듯 언급된 그의 과거가 3편의 주요 서사로 등장하며 관객들을 충격과 슬픔에 빠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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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은 존재하나, 존재하지 않은 캐릭터기도 하다. CG로 만들어진 이 캐릭터는 두 명의 배우에 의해 생명을 얻었다. 브래들리 쿠퍼가 목소리 연기를 맡았고, 숀 건이 모션 캡처 연기를 하며 로켓의 다이내믹한 동작들을 만들어냈다.

185cm의 큰 키에 미남 배우인 브래들리 쿠퍼가 신장 120cm의 너구리 로켓을 연기한 건 신의 한 수였다. 쿠퍼는 아웃사이더이자 괴짜인 라쿤의 이미지를 거칠고 투박한 목소리로 표현하며 입체화시켰다. 또한 2편에서부터는 자신의 얼굴에 맞춰 모션캡처 작업을 진행한 후 CG에 덧입히는 방식으로 로켓의 표정 연기에도 기여했다. 여느 시리즈보다 로켓의 클로즈업이 많았고, 특히 눈빛 연기가 돋보였던 3편을 생각하면 쿠퍼의 공헌은 절대적이다.

이번 영화 오프닝에서는 익히 알려진 브래들리 쿠퍼의 가창력도 확인할 수 있다. 쿠퍼의 입을 빌려 나오는 '크립'(Creep)의 가사들은 로켓의 전사(前史)와 어우러져 애잔하고 쓸쓸한 무드를 형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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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건 감독의 동생이기도 한 숀 건은 크래글린으로 시리즈에서 활약했다. 더불어 로켓의 모션 캡처를 담당하며 그의 움직임 대부분을 만들어냈다. 그린 슈트를 입고 내내 쭈그려 연기한 끝에 로켓의 다채로운 움직임을 창조할 수 있었다.

누군가 내 이름을 불러줄 때 존재를 인정받기도 하지만, 내가 누구인지를 알게 될 때 '온전한 나'가 되기도 한다. 로켓은 자신을 "로켓 라쿤"이라 부르며 스스로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마침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리더가 됐다.

로켓 라쿤이 이끄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돌아올까. 최근 스핀오프 '로켓&그루트'의 제작이 무산됐다는 소식이 들리기도 했지만, 시리즈의 방향 조정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이 매력적인 캐릭터는 반드시 돌아와야만 한다.

(SBS연예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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