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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귀국한 송영길 "책임 있게 해결"…민주당은 후폭풍 걱정


오프라인 대표 이미지 - SBS 뉴스

'돈 봉투 의혹'의 중심에 있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귀국했습니다. 인천공항에서 "책임 있게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등의 말로 당당한 모습을 보였는데요, 의혹에 대해서는 여전히 '잘 모른다'는 입장입니다. 송 전 대표가 탈당했지만 민주당으로서는 '의혹 2라운드'에 접어든 셈인데요, 진통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듯합니다.

송영길 "오늘이라도 소환하면 응하겠다"

송영길 전 대표는 배낭을 멘 체 한 손으로 여행용 가방을 끌었고 다른 한 손에는 책을 들고 있었습니다. '원자폭탄의 아버지'라 불리는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평전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라는 영어 원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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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국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심려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하다", "저로 인해서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제가 책임 있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겠다", "오늘이라도 저를 소환하면 적극 응하겠다"는 말을 했습니다.

향후 검찰에 대한 대응은 "검찰에 달려 있다"고도 했습니다. 기자들이 입장을 정리해서 말해 달라고 하자 '회피하거나 도망가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저 송영길은 어떤 일을 당하더라도 절대 회피하지 않고 도망가지 않는다"면서 "마치 제가 뭘 도피해서 파리에 있는 것처럼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중략) 오늘 귀국하게 됐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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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 드리며 저 송영길은 어떤 일을 당하더라도 절대 회피하지 않을 것이며 도망가지 않습니다. 제가 귀국한 이유도 마치 제가 뭘 도피해서 파리에 있는 것처럼 오해하시는 분들 있어서 제가 파리 기자회견에서 설명드린 것처럼 제 출국 때 아무런 문제 없어서 학교와 공식 계약 통해 갔던 것이고, 저한테 그런 식으로 오해하시는 분들 있을까 봐 오늘 귀국하게 됐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돈 봉투 의혹에는 "모르는 사안 많다"

돈 봉투 의혹에 대해서는 여전히 잘 모른다는 입장입니다. "파리 기자회견에서 말씀 드린 것처럼 이제 도착했으니까 상황을 좀 파악하겠습니다. 제가 모르는 사안이 많기 때문에"라고 말했습니다.

송 전 대표는 돈 봉투 의혹에 대해 "관여한 바가 없고 모르는 사안"이라는 입장을 줄곧 유지하고 있는데요, 의혹에 연루되지 않았다고 선을 긋고 있는 거죠.

입국 직전 파리에서 기자회견할 때도 비슷한 입장이었는데요, 이때는 조금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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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전 대표는 "제가 (2021년) 4월 15일에 당 대표 출마회견을 했더라. 일정표 받아서 보니까. 그리고 4월 18일부터는 후보 등록 이후에 전국 순회 강연, TV 토론 등으로 그때 3명의 후보가 나왔는데 세 후보가 30분 단위로 정신없이 뛰어다닐 때였다. 후보가 그런 캠프 일을 일일이 챙기기 어려웠던 사정을 말씀드린다"고 했는데요, 돈 봉투 의혹을 알 수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송 전 대표는 오늘(24일) 인천공항에서 '검찰 수사를 야당 탄압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나중에 말하겠다"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인천공항 입국장에는 지지자 등 100여 명이 몰렸는데요, '선당후사, 송영길' '믿는다, 송영길' 등의 손팻말을 준비하고 환영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치지 않는 '내부 진상 조사' 요구

송 전 대표는 당분간 자택에 머무를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재명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와 만날 계획도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이 송 전 대표와 지도부가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만나는 방안에 대해 "논의된 바 없다"고 기자들에게 말했습니다.

돈 봉투 파문과 관련한 직접적 대응과 수습은 송 전 대표에게 맡기고, 당은 쇄신책을 마련하는 투 트랙의 수습 방안을 검토하는 듯합니다.

하지만, 쇄신책도 쇄신책이지만 자체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면서 내부 조사기구 구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차기 원내대표 주자인 박범계 의원은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한계가 있겠지만 (의혹의) 실체에 접근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내외부 전문가들로 꾸린 특별조사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게 성토를 해서 또는 뭐 그냥 자성만으로 이게 끝나야 할 문제가 아니고 실체에 대한 어느 정도의 주어진 한계가 있지만 실체에 접근하려는 노력. 그러려면 특별조사기구가 필요하죠. 그냥 검찰의 수사에 맡겨놓으면 수사의 시점도 검찰이 고르게 되는 거고 수사를 언제까지 할 거냐라는 것도 엿가락 늘어지듯이 수사기관이 늘어질 수 있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당이 적극적으로 내외부의 전문가들을 통한 조사기구 과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

또, 비명(비이재명)계인 이상민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검찰이 정치 탄압을 한다고 주장했다가 이제는 당의 운명을 검찰 수사에 맡기자는 것은 자가당착"이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방기하는 지도부는 그 자리에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 자체 조사기구를 꾸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의혹과 관련해 '의원 전수 조사하자'(이소영 의원)는 의견은 물론 '진실 고백 성명 내자'(신정훈 의원)는 제안 등도 나온 상황인데요, 자체 조사에 대한 요구는 더 커질 듯합니다.

하지만 민주당이 공식적으로는 자체 진상 규명이나 전수 조사와 같은 강제성을 띤 내부 조사에는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권칠승 수석 대변인은 오늘(24일)도 "당의 방침이 바뀐 게 없다. (돈 봉투 의혹) 실체가 확인되는 대로 상황에 대응하겠다는 기존 방침 그대로 유지한다. 다만 다양한 방식의 소통 통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자체 조사에 반대하는 의원들은 "긁어 부스럼만 된다", "돈 봉투 지라시 명단에 없는 의원들까지 잠재적 연루자로 몰자는 것이냐"라고 주장한다고 합니다.

검찰의 수사망에 오른 의원들을 향한 거취 압박이 커지면서 2차 위기가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도 많아서, 송영길 전 대표의 귀국 이후에도 민주당 내홍은 진화되기 어려워 보입니다.

이재명, '돈 봉투' 질문에 "김현아 전 의원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17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 당 대표로서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 숙인 뒤에는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오늘(24일)도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는데요, '송 전 대표 귀국하면 만날 계획 있나?', "송 전 대표 기자회견 어떻게 보셨나?"는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그러자 이재명 대표는 "김현아 의원은 어떻게 돼가고 있어요? 몰라요?"라고 오히려 질문을 던졌는데요, 김현아 전 국민의힘 의원 얘기를 꺼낸 겁니다.

이 대표의 질문은 대안언론 '뉴스타파' 보도와 관련 있는데요, '뉴스타파'는 최근 김현아 전 의원이 불법적으로 정치자금을 모금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김 전 의원은 "뉴스타파 기사 속 내용은 모두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돈 봉투 의혹'이 민주당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이어 카메라 기자들에게 "잠깐 서 보세요"라고 한 뒤,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와 '외교 리스크'에 대한 얘기를 꺼냈습니다. '돈 봉투 리스크'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하면서 '외교 리스크'를 꺼내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에둘러 비판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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