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주민 원하면 마포 소각장 전면 지하화 않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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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들어설 자원회수시설의 100% 지하화 계획을 주민 의사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유럽 출장 중인 오 시장은 현지시간으로 어제(20일) 덴마크 코펜하겐의 친환경 자원회수시설 아마게르 바케를 방문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오 시장은 "상암동 자원회수시설은 100% 지하화하거나 50% 혹은 80% 지하화할 수도 있다"며 "유연하게, 융통성 있게 열어뒀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상암동 소각장을 100% 지하화하겠다는 기존 서울시 계획과는 결이 다른 발언입니다.

오 시장은 "100% 지하화가 유일한 해법인지 주민과 마음을 열고 대화하다 보면 상당히 진전된 방향에서 얘기가 될 수도 있다"며 "아마게르 바케처럼 창의적인 용도, 외관, 재미있는 디자인이 나오고 주민이 그게 낫겠다고 생각하면 몇%가 됐든 지상으로 올라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가능성을 열어놓자는 차원"이라며 지상화가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2017년 가동을 시작한 아마게르 바케는 오염물질 배출을 유럽연합 기준보다 엄격하게 관리하면서 폐기물을 태워 만든 열과 전력을 인근 지역에 제공합니다.

또 소각장 지붕에 조성된 인공 언덕에서는 사계절 내내 스키를 즐길 수 있어 '코펜힐'(Copenhill)로 불리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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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코펜하겐 자원회수시설 '아마게르 바케' (사진=서울시 제공, 연합뉴스)

서울시는 지난해 8월 새로운 광역자원회수시설 후보지로 마포구 상암동 현 소각장 부지를 선정했습닌다.

하루 처리 용량 750t 규모의 기존 소각장 인근에 더 큰 규모의 소각장까지 들어서게 되자 마포구와 상암동 주민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시는 상암동 자원회수시설 건립을 위해 지난해 말부터 지난달까지 세 차례 환경영향평가 초안 주민 설명회를 연 데 이어 이달 7일 공청회를 개최한 바 있습니다.

이후 전략환경영향평가 본안 작성, 주민 공람, 한강유역환경청과 협의를 거쳐 오는 5월에 지정 고시를 할 예정입니다.

장기적으로 상암동 자원회수시설을 주변의 환경적 장점을 살린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게 서울시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시는 올해 안에 랜드마크 조성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추진해 기본 구상안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또 후보지뿐 아니라 인근 월드컵공원 일대를 포함하는 15만㎡ 규모의 마스터플랜도 준비할 계획입니다.

주민 반발과 관련해 오 시장은 "우리가 저신뢰 사회다 보니 소각장 배출물질에 유해성이 없다고 말해도 안 믿는 경향이 있다"며 "상암동(기존 소각장)은 연기가 진하게 나오지 않는데 바람이 주거지 쪽으로 잘 안 부는 게 눈에 띄게끔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나 수증기를 보여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답답한 심정"이라고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설득을 계속 시도할 것"이라며 "서울로 돌아가면 새로운 소통 기회를 가져서 건강상 위해가 없다는 점을 주민께 잘 전달해 불필요한 오해가 줄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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