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깜짝할 사이에…" 떠내려가는 딸 보며 가슴 친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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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류가 뒤에서 덮쳐 어깨 위에 태우고 있던 딸을 놓치며 넘어졌는데 물속에 잠겼다가 일어나보니 딸은 벌써 저만큼 떠내려가고..."

지난 12일부터 사흘 간 뉴질랜드 북섬을 강타한 사이클론으로 어린 딸을 잃은 엄마가 가슴을 도려내는 아픔으로 털어놓은 딸과의 마지막 순간입니다.

뉴질랜드 매체 스터프는 아이 엄마 엘라 콜린스가 지난 14일 새벽 홍수로 집이 물에 잠겨 밖으로 대피하다 두 살배기 딸 아이비를 잃었다면서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엄마 엘라는 "새벽 4시쯤 물소리에 잠을 깨 침실 밖으로 나왔더니 고양이가 출입하는 작은 문이 수문처럼 열려 물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말했습니다.

곤히 자는 두 딸을 깨워 큰 딸은 아빠가, 작은 딸은 엄마가 업고 현관을 나선 뒤 더듬더듬 물속을 걷고 있을 때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나면서 엄청난 급류가 몰려왔습니다.

남편은 필사적으로 길가의 울타리 나무를 붙잡았지만 엄마 엘라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급류가 뒤에서 덮치자 엄마 엘라는 어깨에 태우고 있던 아이비를 놓치고 넘어지면서 물속에 잠겼습니다.

허우적거리다 겨우 몸을 일으켰을 때 딸은 물살에 휩쓸려가고 있었습니다.

남편이 물속으로 몸을 날렸지만 물살이 워낙 거세 아무런 소용이 없었습니다.

막내를 잃은 세 식구는 이웃집으로 들어가 이웃집 부부와 함께 미끄러운 지붕에 구멍을 뚫고 안으로 들어가 있다가 헬기에 의해 구조됐습니다.

구조대원들이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막내의 시신을 찾았다고 알려온 것은 이튿날 아침이었습니다.

뉴질랜드 정부는 이번 사이클론으로 9명이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스터프 사이트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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