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회 대정부 질문은 행정부 견제가 주목적이지만, 엉뚱한 장면이 화제가 되고는 합니다. 수준 낮은 질문에 인신 공격성 발언, 그 와중에 지역구 챙기기까지 행태도 갖가지입니다. 무엇보다 의원들부터 큰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이성훈 기자가 본회의장 빈자리를 세어봤습니다.
<기자>
대정부 질문 마지막 날 국회 본회의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벽에 걸린 시계는 저녁 6시 반을 가리키고 있고 대정부 질문이 한창 진행 중인데, 국무위원석과 달리 국회의원 좌석은 텅 비었습니다.
일일이 세어보니 여당 15명, 야당 6명으로 전체 재적 의원의 7%에 불과합니다.
본회의 속기록을 살펴봤더니 대정부 질문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킨 의원은 첫째 날 66명, 둘째 날 35명, 마지막 날은 16명에 불과했습니다.
질의 수준도 문제입니다.
인신공격성 발언에,
[정청래/민주당 의원 : 장관! 장관은 참기름, 들기름 안 먹고 아주까리기름 먹어요?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아주까리기름. 왜 그렇게 깐족대요?]
틀린 정보를 토대로 질문에 나섭니다.
[김남국/민주당 의원 : (검사에 대한 기피를 허용하는 나라가 있습니까? 법안을 내셨으니까 아실 것 같아요.) 오스트레일리아 있고요. (오스트레일리아, 호주 말씀하시는 건가요?) 예, 있고요.]
출신 지역구를 챙기는 기회로 이용하는가 하면,
[정희용/국민의힘 의원 (경북 고령군·성주군·칠곡군) : 저는 우리 칠곡군이 (군부대 이전) 유치에 가장 합당한 지역이라고 생각합니다. 호국평화의 도시기도 하고, 낙동강 전투와 다부동 전투….]
노골적인 내 편들기 발언도 등장합니다.
[홍석준/국민의힘 의원 : 전 정권과 달리 윤석열 정부가 자꾸 건전 재정을 하니까 기재부 장관 하시기 굉장히 힘드실 거 같습니다.]
대정부 질문은 정부의 국정 운영 전반과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분야에 대해 국회가 질문을 던져 행정부를 견제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대정부 질문 수준이 낮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질문 방식도 바꿔보고 질문 시간도 줄이는 등 변화를 줘왔지만, 부실한 질의와 관련된 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양두원, 영상편집 : 채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