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철통경'개', '킁킁' 한 번에 앵무새알이 '와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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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하물 살피는 알렉산더

김해공항에서 근무하는 마약탐지견이 한해 적발하는 건수는 얼마나 될까?

정답은 '추산 불가'입니다.

마약의 경우 현장에서 직원이 엑스레이로 수하물을 확인한 뒤 내보내면 탐지견이 냄새를 맡고, 이후 직원이 캐리어 등을 확인해 적발하는 방식으로 겹겹이 조사가 이뤄집니다.

하나의 대상을 단속하기 위해 직원과 탐지견 모두가 합심해 움직이다 보니 특정인의 몫으로 실적을 매기기 쉽지 않습니다.

반면 농림축산검역본부 김해공항사무소 상황은 조금 다릅니다.

하루 적발 건수도 많다 보니 누가 먼저 발견했는지에 따라 실적이 나뉩니다.

지난해 농림축산검역본부 김해공항사무소에서 적발한 6천454건 가운데 탐지견이 냄새를 맡아 단속한 비율은 23.7%가량입니다.

지난달 일본 오사카에서 들어온 항공기의 수하물이 쉴 새 없이 내려올 때였습니다.

마약탐지견 알렉산더(8)가 특정 캐리어에 코를 박으며 한참 냄새를 맡자 '아빠' 이동훈 김해공항세관 탐지조사요원이 한쪽으로 짐을 뺐습니다.

알렉산더가 찾아낸 수하물 안의 문제의 물체는 바로 감기약이었습니다.

감기약에 포함된 의약용 마약 성분이 알렉산더의 코를 자극한 것입니다.

이동훈 탐지조사요원은 "최근 무색무취의 마약도 많다고 하지만 사람에게만 그렇게 느껴질 뿐 탐지견의 후각을 피해 갈 수는 없다"며 "수하물 깊숙이 있는 대마 한 개비도 쉽게 잡아낸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마약범인 줄 알고 잡은 사람이 마약 수사관이었던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한 마약수사관이 전날 수사 당시 입었던 옷을 그대로 입고 공항을 찾았는데, 마약탐지견이 하루가 지난 대마 냄새에도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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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하물 살피는 검역탐지견 별

농림축산검역본부의 검역탐지견 별이(6) 역시 연초를 맞아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연말부터 설 명절을 지나면서 검역 대상 물품을 적발하는 건수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문화가정이 증가하면서 친정인 동남아 국가에 다녀오는 여성이 늘었는데, 이때 자국의 음식을 싸 들고 입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검역 대상 음식은 마약과 달리 불법인 줄 모르고 가져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별이는 밀봉된 육포, 소시지 등 육가공품을 비롯해 수제 치즈 등 유가공품까지 모두 찾아냅니다.

기내식 역시 별이의 감시망에서는 예외가 아닙니다.

원칙적으로 해외에서 만들어진 음식으로 취급되는 기내식은 제대로 밀봉되지 않은 데다 냄새가 심해 쉽게 발각됩니다.

냄새가 강한 음식류보다 별이가 더 잘 맡는 냄새가 있었으니, 바로 동물류입니다.

간혹 해외에서 싸게 구매한 동물의 알을 우리나라에서 비싸게 팔기 위해 몰래 가져오다 적발되기도 합니다.

실제 한국에서 앵무새알이 수천만 원에 거래되자 수하물에 무더기로 숨겨 들어온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탐지견들은 오히려 다른 동물의 냄새를 더 잘 맡기 때문에 아무리 숨겨도 쉽게 들킬 수밖에 없습니다.

김형진 농림축산검역본부 계장은 "국내 입국 시 축산 가공식품이나 동식물류는 반입이 금지돼 있으며, 소지한 경우 입국장 검역관에게 신고해야 한다"며 "불법 반입 시에는 과태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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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공항 순찰도는 벤저

폭발물탐지견 벤저(3)는 꾸준하고도 묵묵히 일합니다.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기 어렵지만, 폭발물 의심 등으로 신고가 들어올 때마다 공항 곳곳에 코를 들이대며 폭발물 유무를 확인합니다.

홍지훈 부산경찰청 경찰특공대 경사는 오늘(7일) "해외에서 오는 폭발물 설치 장난 전화나 문자가 정말 많다"며 "그럴 때마다 공항 곳곳을 가리지 않고 출동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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