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5일) 오전 8시 30분쯤 하남행 통근버스를 기다리던 직장인 이 모 씨(50)는 "내복에 기모바지, 니트까지 껴입었는데도 너무 춥다. 입도 얼었다"고 말했습니다.
주변에는 롱패딩을 껴입은 출근길 시민 십수 명이 팔짱을 낀 채 발을 동동 구르며 버스를 기다렸습니다.
설 연휴가 끝난 첫 출근길에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최강 한파'가 엄습했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늘 오전 8시 기준 서울의 기온은 영하 17.2도까지 떨어졌습니다.
바람까지 거세 체감온도는 -23.3도에 달했습니다.
많은 직장인은 허벅지까지 덮는 두꺼운 롱패딩과 목도리, 장갑, 귀마개 등으로 무장한 채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장갑을 낀 채로 핫팩을 손에 쥔 시민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종각 근처로 출근하는 박 모 씨(26)는 "난방이 되는 지하철에서도 발이 시릴 정도였다"며 "출근할 땐 보통 코트를 입는데 너무 추워서 올겨울 처음으로 패딩을 껴입었다"고 말했습니다.
한파에 그대로 노출된 상인들에겐 더욱 힘든 하루입니다.
잠실역 8번 출구 앞에서 유제품을 판매하는 정 모 씨(64)는 롱패딩에 넥워머를 착용한 채 추위를 견뎠습니다.
정 씨는 "칼바람이 분 어제보다는 그나마 덜 춥게 느껴진다"면서 "추위 때문인지 평소보다 장사도 안된다"며 울상을 지었습니다.
서울역 버스환승센터에는 연휴 마지막 날까지 고향에서 보내고 막 상경한 시민들이 직장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렸습니다.
비교적 덜 추운 남부지방에서 올라온 시민들이 특히 적응에 애를 먹는 모습이었습니다.
울산에서 KTX를 타고 막 올라온 직장인 김 모 씨는 "어제 울산도 호되게 추웠는데 서울은 더 춥다고 해서 따뜻하게 입고 왔지만 그래도 견디기가 쉽지 않다"며 "한파 때문인지 기차마저 10분 연착했다"고 했습니다.
포항서 올라왔다는 고교 축구부 코치 유 모 씨는 "온종일 운동장에 있어야 하는데 한파 때문에 걱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출근길 배차 간격이 비교적 긴 장거리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조금이라도 먼저 버스를 타고자 치열한 '탑승 전쟁'을 치러야 했습니다.
직장인 오 모 씨(25)는 "추위 탓에 다들 조금이라도 더 버스를 먼저 타고자 신경을 곤두세우는듯했다"며 "자리에 앉아서도 두꺼운 옷 때문에 오는 길이 편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