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알루미늄 기업 '루살' 회장 올레그 데리파스카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재벌) 조사를 담당했던 전직 미국 연방수사국(FBI) 간부가 퇴임 후 오히려 미국의 제재를 받은 러시아의 재벌을 위해 일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미 법무부는 23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전직 FBI 고위직이었던 찰스 맥고니걸이 러시아 에너지 거물인 올레그 데리파스카를 위해 전 소련 외교관 출신인 러시아 통역사 세르게이 셰스타코프와 공모한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맥고니걸과 셰스타코프는 지난 21일 체포됐고, 이날 뉴욕 연방법원에 출석합니다.
데리파스카는 세계 최대 규모의 러시아 알루미늄 기업 '루살'을 이끌고 있는 억만장자로, 미 재무부가 2018년에 제재 대상에 올린 인물입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이기도 한 그는 당시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제재 대상에 추가됐었습니다.
그는 2016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대선 캠프 선대본부장을 지낸 폴 매너포트와 연계 의혹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 위반을 모의한 혐의로 기소된 상태로 IEEPA는 미국 안보에 비상하고 특별한 위협이 발생하면 대통령이 특정 국가 및 단체에 경제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날 기소된 맥고니걸과 셰스타코프 공소장에도 IEEPA 위반 및 이를 위한 공모, 돈세탁 혐의 등이 적시돼 있어 데리파스카의 범죄 혐의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2018년 FBI에서 나오기 전까지 뉴욕에서 방첩 업무를 담당했던 맥고니걸은 데리파스카를 비롯한 러시아 올리가르히 조사를 감독했었습니다.
그는 퇴임 이후인 2019년 데리파스카에 가해진 제재 해제를 위해 노력했고, 2021년에는 다른 임무를 위해 그로부터 돈을 받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사진=EPA,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