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출혈 내연녀 119 신고 안 해 숨져"…국토연 전 부원장에 징역 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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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집에서 뇌출혈 증세로 쓰러진 내연녀에게 적절한 구호 조처를 하지 않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국토연구원 전 부원장 A 씨에 대한 무죄 판결이 항소심에서 유죄로 뒤집혔습니다.

대전고법 형사3부는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습니다.

A 씨는 선고 직후 법정에서 구속 수감됐습니다.

A 씨는 지난 2019년 8월 세종시 한 아파트 자신의 거주지에서 의식을 잃은 내연관계 직원 B 씨를 3시간 후에 밖으로 데리고 나온 뒤 다시 4시간 넘게 차량에 태운 채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A 씨는 B 씨를 뒤늦게 병원 응급실에 데려갔지만 B 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습니다.

처음 쓰러졌을 당시만 해도 스스로 호흡이 가능해 A 씨가 119에 신고했더라면 살 수 있었을 시간이었다고 재판부는 판단했습니다.

A 씨는 B 씨를 차량 뒷좌석에 태운 뒤 국토연구원 주차장에 도착해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사진을 찍고 쓰러진 지 7시간여 만에야 병원 응급실로 갔다고 재판부는 지적했습니다.

직원이 쓰러진 것을 사무실에서 우연히 발견한 것처럼 위장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심폐소생술까지 시행됐지만 이미 시반이 형성된 시각이었습니다.

A 씨는 죽음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병원에서 오열하기도 했다.

2심은 "피해자가 의식을 잃었을 때 119에 신고해 응급실로 옮겼더라면 살 수 있었음에도 그대로 방치해 사망의 결과를 초래했다"며 "내연관계가 발각될 것이 두려워 은폐하려고 까지 했다"며 1심을 뒤집고 중형을 선고했습니다.

A 씨 측은 "내연관계는 아니었고 숙소에서는 일상적인 대화만 나눴고 잠을 자는 줄 알았다"며 살해 혐의를 부인했지만 2심 재판부는 미필적 살해의 고의를 인정하기 충분하다며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A 씨는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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