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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세계 3억 명 사용하는 '센드버드'의 성공 비결은?

실리콘 밸리 유니콘 기업이 전 직원 스톡옵션 제도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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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과 비즈니스 카테고리를 개척한 센드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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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 진출은 많은 스타트업이 가지고 있는 목표 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경쟁력의 확보, 국가별로 상이한 고객과 시장 특성으로 인한 고객 만족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글로벌 진출과 진출 이후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여기에 시장에 대한 정보와 네트워크의 부족이라는 어려움까지 고려하면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 진출을 결정하기까지 과정은 쉽지 않아 보인다(그림 1 참조). 이처럼 어려운 현실 속에서 창업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 그리고 '글로벌 넘버원'을 목표를 가지고 '본글로벌'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평정한 개척자가 있다.

바로 챗 API라는 카테고리에서 글로벌 강자로 자리 잡고 있는 센드버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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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글로벌 창업 애로사항 출처: 미래글로벌창업지원센터
What is 챗 API? 챗 API는 글로벌 진출에 유리할까?

챗 API는 SaaS(Software as a Service) 비즈니스의 한 분야이다. 구체적으로 센드버드에서 제공하는 채팅 솔루션을 지칭하는 서비스로 '인앱 채팅' 플랫폼이다. 챗 API는 B2B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기업이 고객이며, 해당 회사의 기업용 채팅, 메세징 솔루션을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로 제공한다. 비즈니스 모델 측면에서, 주요 고객이 기업이라는 점은 기술을 토대로 한 핵심 자원에서 경쟁 우위를 나타낼 경우 B2C보다 상대적으로 용이하게 글로벌 진출을 이루어 낼 수 있다. 기업에 필요한 서비스 관련 니즈(Needs)는 B2C보다 명확할 뿐만 아니라 국가별 문화 차이로부터 상대적으로 적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수익 모델 측면에서도 기업이 고객이라는 점은 매력이 있다.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산업과 경제 전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이 이뤄져 기업의 챗 API 도입이 비즈니스 활동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가 되면서, 챗 API 비즈니스 모델이 글로벌 진출을 위한 비즈니스로서 지니는 의미는 더욱 커졌다고 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을 어떻게 개척할 것인가: YC와 카테고리 발굴

(1) 본글로벌로 성공하기 위한 첫 번째 수단-Y combinator(와이컴비네이터) 합격

'Y combinator(와이컴비네이터, 이하 YC)', '플립' - 미국 시장 혹은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려는 스타트업에게 이제는 익숙한 용어지만, 이 용어들이 낯선 시기, 그리고 스타트업으로 미국에 진출한다는 것에 많은 용기가 필요했던 시절, 센드버드는 '플립'과 YC 프로그램을 발판으로 글로벌 진출의 어려움을 극복하였다. 글로벌 경영 관점에서, 기업이 본글로벌을 통해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는 과정에는 '기업가의 역량', '네트워크', '시장', '글로벌라이제이션'의 4가지 요소가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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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본 글로벌 성공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출처 : Vaivode, I. (2018). Born global companies. Is this a future for economy of latvia? A reliminary study. Verslas: teorija ir praktika, 19(1), 288-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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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본 글로벌 성공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표 1>에 나와 있듯이, 본글로벌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의 확보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특히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가 기업가로서 이룬 국내 시장에서의 성공 경험이라든가, 게임 회사 성공과 같은 이전의 비즈니스 경험과 관련된 결과물들이 미국 시장에서는 유의미한 고려 요소가 아니었기 때문에, 현지에서의 네트워크 확보가 더욱 절실했다.

특히 챗 API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관련 시장을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시장 내 주요 이해관계자와 투자자들 간의 네트워크를 통한 자본의 동원과 시장에 대한 조언이 필수적이었는데, 당시는 주요 이해 관계자들에 대한 접근 경로조차 확보하기 어려웠다.

센드버드는 실리콘밸리에 있는 초기 단계 스타트업이 가장 빠르게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방안은 글로벌 넘버원 엑셀러레이터인 YC 프로그램 이수라고 판단하였다. 하지만 YC 합격 또한 쉽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두 번의 도전을 통해 합격할 수 있었는데, 두 번째 도전에서 심사위원들에게 메시징 솔루션 사업을 해오면서 메시징 솔루션 기능에 풍부한 경험과 기술을 쌓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또한 센드버드가 실제로 이 분야에서 고객들이 겪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설득하였다. 마침 면접관인 트위치 공동 창업자 저스틴 칸 (Justin Kan)과 마이클 세이벨 (Michael Seibel) 역시 게임 방송을 만들면서 플랫폼에 채팅 기능을 구축하다 난관에 부딪혔던 경험이 있었기에 YC 합격에 도움이 되었다.

Q. Y Combinator 이수가 어떤 점에서 가장 도움이 됐나요?

A. "한국 사람들로만 구성한 스타트업이 미국에 가서 뭔가 제품을 판다고 했을 때 B2B 입장에서는 경쟁을 뚫고 눈에 띄기가 쉽지가 않거든요. 그런데 첫 입장이 센드버드, we are Y combinator Winter 2016 이랬을 때 사람들이 한 번 더 눈이 가게 되는 거죠. 이메일로 세일즈를 했었을 때 그 즉시 삭제 버튼을 누를 수 있는 상황에서 그 단어가 들어가면 1초 정도 더 받을 수 있는 거예요. 그 1초가 되게 큰 차이를 만들어줍니다. 또, 글로벌, 단순히 매출 혹은 영업뿐만 아니라 회사의 문화나 어떤 구성원의 DNA를 미국식으로 만들어갈 수 있었던 데는 와이컴비네이터와의 커넥션이 굉장히 큰 역할을 해줬던 것 같습니다."

<이상희 센드버드 한국법인 대표> by 정명원

▶ 센드버드는 어떻게 미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나?...<스프 인터뷰> 전문 보기

센드버드가 목표하였던 대로 YC는 현지에서 가장 필요로 했던 투자 생태계의 네트워크 획득에 도움이 되었다. YC 졸업 이후 센드버드가 시리즈 A에서 처음으로 투자를 받은 곳은 바로 YC 파트너를 통해 소개받은 곳이었다. 당시에는 메시징 솔루션 혹은 챗 API라는 분야에 대한 개념이나 이해, 시장성이 명확하지 않던 시기였기에 투자를 받기가 쉽지 않았던 상태였다.

이때 김동신 대표는 YC 파트너를 통해서 더그 페퍼(Doug Pepper, Shasta Ventures 파트너)를 소개받게 되었다. B2B 소프트웨어 분야에 정통한 베테랑 VC였던 더그 페퍼는 센드버드와 미팅을 하면서 비즈니스와 전략 분야에 대해서 조언을 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잠재적인 고객사 소개 메일과 VC들에게도 추천 메일을 써주는 등, 투자뿐만 아니라 사업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조언까지 제공하였다.

(2) 메시징 솔루션 기반 챗 API 카테고리 발굴

센드버드는 YC를 거치면서 서비스에 대한 명확하고 간결한 설명과 정의를 고객에게 제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그 과정에서 "센드버드가 제공하는 서비스란 이런 것이다"라는 한 문장 - "센드버드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챗 API이다."를 찾아내게 된다. 센드버드의 서비스 카테고리를 정의함으로써, 보다 명확하게 유효 시장(Service accessible market: SAM)에 대해서 센드버드가 분석할 수 있게 되고 보다 명확하게 고객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카테고리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중요한 이유는 비즈니스 과정에서 고객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으며 시장 니즈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테고리를 발굴한다는 것은 이 서비스에 대해 이해가 없던 상황에서 고객들의 이해를 높여야 하는 어려운 과제가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센드버드는 챗 API에 대한 스토리텔링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왜 기업이 직접 조직 내 개발팀을 통해서가 아닌 SaaS(Software as a Service) 비즈니스를 구입해야 되는지에 대한 필요성, 그리고 왜 센드버드를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득이 필요했다. 효과적인 설득을 위해서 센드버드는 현지에서 스토리텔러를 영입하여 센드버드의 서비스를 내러티브로 구성하는 전략을 구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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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스토리텔링 예시 출처 : 센드버드

더불어 잠재적인 고객들이 센드버드를 찾아올 수 있도록 콘텐츠 마케팅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주요 고객사인 신세계의 경우도 센드버드의 데이터 기반 발표 자료(모바일 컨시어지 센터 아웃룩 정리도표)를 보고 센드버드를 찾아오게 된 케이스였다. 즉, '고객들이 어떻게 우리를 인지하게 될 것인가'를 철저히 고민하고 고객들이 찾아올 수 있는 모든 과정들을 철저히 고민하여 센드버드로 찾아올 수 있는 경로를 만들어 놓았다.

Q. 실리콘 밸리를 공략하려는 기업들이 염두에 둘 전략이 있다면?

A. "전략적으로 중요한 부분은 우리의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잠재 고객이 그곳에 가장 많은지 혹은 우리 고객의 초기 그러니까 캐즘(Chasm)을 넘어서 이제 Mass adoption으로 가기 전에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라고 할 수 있는 굉장히 열광하는 사람들이 그 현지에 많이 있는지를 먼저 이해하는 게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많은 서비스들이 정말 실패하는 이유는 돈이 떨어졌을 수도 있고 기세가 떨어졌을 수도 있지만 엉뚱한 문제를 풀기 때문에 결국은 프로덕트 마켓 핏을 제대로 못 찾고, 성장이 가속화되지 못해서 정체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은 것 같거든요."

<이상희 센드버드 한국법인 대표> by 정명원

(3) Saas 비즈니스 모델의 특성, 하나의 고객사 그리고 여러 개의 페르소나

한편, 센드버드가 유니콘을 넘어 글로벌 넘버 원이 된 또 다른 배경에는, 고객의 페르소나를 파악하고 이들이 조직 내 역할에 따라 겪던 불편함(pain point)를 빠르게 해결해 나가고자 하였던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센드버드의 메시징 솔루션은 B2B 모델이기 때문에 한 사람이 아닌 기업 여러 부서의 사람들이 구매 결정 과정에 의사 결정자로 참여하게 된다. 따라서 각 부문 의사 결정자들의 불편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어야 최종적으로 판매까지 이를 수 있다.

센드버드가 메시징 솔루션으로 시장을 공략할 당시 미국 시장에는 이미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은 경쟁자들이 존재했다. <그림 4>에 나와 있듯이 센드버드는 고객사의 고민을 기업 내 담당자별로 파고들어서 기술적으로 우수한 제품을 내놓는 것을 넘어서 구매 결정까지 이어질 수 있는 고리들을 정확히 파악하며 글로벌 시장을 선점해 나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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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잠재 고객사의 조직내 역할별 불편(Pain Points)

Q. 레딧, 페이팔 같은 글로벌 고객사뿐 아니라 KB국민은행, 넥슨 등 국내 고객도 많은데 왜 영업이익은 적자를 계속 내고 있는지?

A. "센드버드는 전 세계 3억 명이 사용하고 있는데요. 회사적으로 글로벌에 있는 잠재 고객들한테 더 빠르게 침투해서 어떤 market pioneer로서 그 시장을 개척하려는 데 저희 목적을 두고 있고요. 나중에 상장을 한다든지, 후기 스타트업으로 간다 하더라도 특정 국가, 특정 지역의 어떤 매출이 몰려 있는 게 아니라 globally 좀 이렇게 다각화를 잘해놔서 저희가 지금은 그런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게 저희 고객들에게 인접 지역에 직접 오피스를 두고 운영하는 글로벌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이 저희 입장에서는 일종의 계산된 손실을 만드는 셈입니다."

<이상희 센드버드 한국법인 대표> by 정명원

▶ 글로벌 이용자 3억 명인 센드버드는 왜 적자기업일까?...<스프 인터뷰> 전문 보기

센드버드가 넘어야 할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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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드버드가 메시징 솔루션 서비스를 시작한 초기에는 90%가 넘는 수익과 고객사들이 국내에 국한되어 있었다. 점차 글로벌 시장에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2019년에는 약 40%가 미국, 30%가 유럽과 중동·아프리카(EMEA, Europe, the Middle East and Africa), 30%가 아시아 태평양(APAC) 지역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변모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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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센드버드의 주요 고객사 현황 (2021년 기준)

여기에는 국내와 해외를 동일한 시장으로 보고 처음부터 글로벌 원 시장 전략으로 접근한 전략이 주효했다. 출발 시점부터 글로벌 기업의 정체성을 형성하고자 했던 센드버드는 국내 기업과 계약할 때도 영문 표준 계약서를 토대로 계약을 진행하였을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운영 또한 국내와 글로벌 시장을 동일하게 진행하였다.

김동신 대표에 따르면, 2015년 국내에선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의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고객사에서 구독형 메시징 솔루션에 대한 저항감이 있었다고 한다. SaaS 서비스에 대한 이해가 없었기 때문에 센드버드를 SI 기업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냥 저희 서버에 설치해주세요'라는 요청을 하는 경우가 많았고, 구독형 요금 방식에 따라 매달 요금을 지급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과 마주할 때도 많았다고 한다. 이처럼 SI 업체처럼 생각하는 고객사에 계약서를 보낼 때마다 종종 발생하던 난처한 상황들이 실리콘밸리에 자리를 잡고, 글로벌 기업의 정체성으로 영문 계약서를 보내자 사라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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