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이브닝 브리핑입니다. 핵탄두를 실을 수 있는 북한 미사일의 위협이 계속되고 있죠. 김정은이 핵 선제사용 가능성도 공언한 상태고요. 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과 핵 관련 공동 훈련을 논의 중이라고 말하고, 미국이 이를 부인한 것처럼 비춰지면서 논란이 일었어요.
윤석열 대통령 발언이 뭐길래?논란의 단초가 된 윤 대통령의 발언은 조선일보 신년 인터뷰에 나왔는데요. 지난 12월 30일에 진행되고 1월 2일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은 이렇게 말한 것으로 돼 있어요.
“과거의 ‘핵우산’이나 ‘확장 억제’ 개념은 북한이 핵을 개발하기 전, 소련·중국에 대비하는 개념으로 미국이 알아서 다 해줄 테니 한국은 걱정하지 말라는 것 (...) 지금은 그런 정도로 국민을 납득시키기 어렵다.”
“한미가 미국의 핵전력을 ‘공동 기획(Joint Planning)-공동 연습(Joint Exercise)’ 개념으로 운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핵무기는 미국의 것이지만 정보 공유와 계획, 훈련을 한·미가 공동으로 해야 한다. 미국도 상당히 긍정적인 입장”
바이든 '노(No)'의 의미는?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연말 휴가를 보내고 오늘 백악관에 복귀했는데요. 백악관 담당 미국 기자들이 당연히 물어봤겠죠? 헬기에서 내려 건물로 걸어 들어가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미국 기자들이 질문했어요. “지금 한국과 공동 핵 연습을 논의하고 있나요?” 바이든 대통령이 짧게 한 마디 했어요. “노(No).”
백악관 발로 기사가 나왔죠. ‘미국은 한국과 공동 핵 연습을 논의하고 있지 않다’. 윤석열 대통령의 인터뷰와는 상반된 내용으로 보여서 논란이 일었어요.
그러자 용산 대통령실이 설명에 나섰어요. 사용된 용어의 개념이 달라서 생긴 오해라는 취지인데요. 김은혜 홍보수석은 서면 브리핑에서 이렇게 밝혔네요.
“(미국) 기자가 거두절미하고 '공동 핵 연습을 논의하고 있는지' 물으니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당연히 아니라고 답할 수밖에 없었던 것" “공동 핵 연습(Joint nuclear exercise)은 핵보유국들 사이에서 가능한 용어다."
서로 다른 용어가 낳은 오해?국내 언론 질의에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도 같은 설명을 내놨어요. “(바이든) 대통령이 말했듯이 우리는 공동 핵 연습을 논의하고 있지 않다. 한국은 핵 비(非)보유국이기 때문"이라는 거예요.
미국 NSC 대변인은 그러면서 이런 추가 설명을 했어요.
“바이든 대통령과 윤 대통령은 프놈펜 회담 이후 (실무진에게) 북한의 핵무기 사용을 포함한 여러 시나리오의 대한 효과적이며 조율된 대응을 계획하라고 지시했으며 양국이 현재 작업 중이다.”
용산 대통령실도 "한미 양국은 북핵 대응을 위해 미국 보유 핵 전력 자산의 운용에 관한 정보 공유, 공동 기획, 이에 따른 공동 실행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재확인했어요.
그러니까 이번 논란은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가 달라서 생긴 오해로 보여요. 바이든 대통령이 헬기에서 내려 백악관 문으로 들어가기까지 묻고 답할 시간은 1분도 안 되기 때문에 미국 기자들은 최대한 압축적으로 물어볼 수밖에 없었고, 바이든 대통령은 엄격한 의미의 핵전쟁 공동연습으로 받아들여 ‘No’라고 말한 것으로 보이네요.
핵 공동 기획, 이미 논의 중?핵 공동 기획은 미국의 핵 정책·전략, 작전계획, 신속 억제·대응 방안 등에 한국이 참여하는 것을 뜻해요. 한반도에서 미국의 핵 의사결정에 한국의 의사를 공식적으로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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