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성 언론인이자 대표 앵커로 활약했던 바버라 월터스가 93세를 일기로 별세했습니다.
ABC의 모회사인 월트디즈니의 로버트 이거 최고경영자는 월터스가 현지 시간 30일 뉴욕의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트위터로 밝혔습니다.
월터스는 1951년 기자 생활을 시작해 2015년 은퇴하기까지 약 50년 간 방송계에서 기자, 프로듀서, 작가, 앵커, 진행자 등으로 일했습니다.
지난 1974년 미국 NBC방송의 '더 투데이 쇼'에서 공동 진행자를 맡았고 1976년 ABC 방송의 저녁 뉴스 공동 앵커가 됐습니다.
당시로서는 미국 방송사상 처음 있는 일로 여성 방송인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됐습니다.
1976년 ABC 저녁 뉴스 앵커가 됐을 때 연봉이 타사 앵커의 2배 수준인 100만 달러로 방송계 최고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ABC에서 근무한 30여 년과 이전 NBC에서 근무 기간 동안 월터스는 유명인들과 권력자들을 잇따라 단독 인터뷰해 주목받았습니다.
월터스는 인터뷰 대상을 섭외하고 진솔한 반응을 이끌어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리처드 닉슨과 팻 닉슨 부부에서부터 버락 오바마 부부에 이르기까지 다수의 미국 대통령과 영부인이 월터스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트럼프 부부와 바이든 부부도 대통령이 되기 전 인터뷰한 적이 있는 만큼 닉슨 대통령부터 지금까지 모든 미국 대통령 부부가 월터스와의 인터뷰를 거친 셈입니다.
인터뷰한 외국 지도자 중에는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영국의 마거릿 대처, 리비아의 무아마르 가다피,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등이 있습니다.
월터스는 기자와 앵커 등 언론인으로서의 활동 외에도 1997년 ABC의 낮 시간대 여성 토크쇼 '더 뷰'를 만들고 2014년까지 스스로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월터스는 모두 12차례 에미상을 수상했고 그중 11회는 ABC 뉴스에 재직할 때 받았다고 ABC는 전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