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 정지에 고소당했다"…금팔찌 낚아챈 중고거래 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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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정상적으로 중고거래를 했음에도 보이스피싱 가해자로 몰리는 '3자 사기'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A 씨는 지난 12일 중고거래 플랫폼에 20돈 순금 팔찌를 판매한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A 씨는 당일 B 씨를 만나 팔찌를 건네고 그 자리에서 643만 원이 계좌로 입금된 것을 확인한 뒤 귀가했습니다.

그러나 불과 몇 시간이 지난 뒤 A 씨는 거래를 한 계좌가 정지됐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B 씨가 사용한 계좌가 본인의 것이 아니라 전혀 모르는 C 씨의 것이었고, C 씨가 A 씨를 사기로 고소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그가 C 씨와 접촉한 결과 두 사람 모두 '3자 사기'의 피해자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3자 사기는 주로 고가 상품권, 순금 등의 환금성이 좋은 상품 판매자를 대상으로 이뤄집니다.

대표적으로는 판매자에게 거래 의사를 밝힌 뒤, 동시에 제3자에게 물건을 판다며 실제 판매자에게 입금하도록 해 판매자의 물건만 가로채는 수법이 사용됩니다.

사기 용의자가 보이스피싱을 통해 물품 판매자에게 돈을 입금하도록 한 뒤 잠적하는 수법도 흔합니다.

즉 A 씨와 직거래를 한 인물 B 씨는 또 다른 피해자 C 씨에게 A 씨의 계좌로 돈을 입금하도록 한 뒤 금팔찌만 가로채 달아났고, C 씨는 A 씨를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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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올린 금팔찌 판매 글(좌), A씨 계좌 거래정지 통보문(우)

A 씨는 이후 경찰서에 출석해 범죄행위가 없음을 입증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그가 피해자임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는 "아무런 의심 없이 거래했고, 입금 사실도 확인했기에 거래 이후 (거래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채팅 내역도 이미 지워서 거래 장소 인근의 CC(폐쇄회로)TV라도 찾아다녀야 하는 상황"이라며 "갑자기 계좌가 정지된 피해자인데 무고함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 이해가 안 된다"고 호소했습니다.

그와 같은 3자 사기 피해자는 정상적인 거래를 했음에도 피의자로 몰려 은행 계좌까지 지급정지되는 등 여러 부가적인 피해를 보게 됩니다.

사기 피의자로 계좌가 지급정지될 경우 해당 계좌를 포함한 모든 계좌의 비대면 거래를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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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제4조

은행 관계자는 "'전기통신 금융사기 피해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신고된 계좌는 지급정지 처리가 되고, 이를 은행에서 통보한다"며 "2개월 이내에 지급정지한 은행에 이의제기하면 검토 후 지급정지가 해제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범죄 혐의가 없음을 증명할 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A씨의 경우에는 이의제기를 해도 계좌 지급정지가 해제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얼마 전 문화상품권을 판매하고 계좌가 지급정지된 김 모 씨는 "은행에 이의제기 신청을 했더니, 경찰조사 결과 범죄에 활용된 계좌가 맞을 경우 지급정지 신청자가 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할 수 있다면서 반려했다"며 "지급정지 조치 자체가 굉장히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고 토로했습니다.

태연 법률사무소 김태연 대표변호사는 "계좌 입금내역이 있을 경우 잠재적 피의자로 보이기에 우선 지급정지 조치가 될 수밖에 없다"며 "은행에 거래 중지에 대한 이의제기를 해야 하는데, 보통은 한두 번 정도 경찰조사를 받게 되고 이 과정에서 범죄혐의가 없다는 확인서가 나오면 거래 중지가 해제된다"며 "이 과정이 7개월까지 걸린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3자 사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김 변호사는 "피해를 예방하는 것이 어렵기는 하지만 현금으로 거래를 하거나, 계좌가 지급정지된 이후라면 은행에 최대한 빨리 이의제기를 통해 소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사진=A 씨 제공, 국가법령정보센터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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