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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예상 뛰어넘은 요시다의 계약, 그리고 이정후의 미래

콘택트 히터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


오프라인 - SBS 뉴스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스즈키 세이야(당시 히로시마)는 일본 대표팀의 4번 타자를 맡았다. 당연한 일이었다. '최고 타자는 4번'이라는 정석이 지금도 굳건한 일본 야구 문화에서, 2021년 OPS 전체 1위를 달리던 NPB 최고 타자 스즈키가 4번을 맡는 건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NPB 최고 수준의 파워와 준수한 콘택트 능력, 포지션별 최고 수비수에게 주는 골드글러브를 다섯 번이나 수상할 정도로 뛰어난 수비 능력까지 갖춘 스즈키는 '모든 걸 갖춘' 선수였다. 그해 겨울, 스즈키는 5년 8,500만 달러의 조건에 시카고 컵스와 계약을 맺었다. 28살이라는 최전성기를 맞은 일본 최고 야수에게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성공은 보장된 것처럼 보였다.

예상은 빗나갔다.

데뷔 후 첫 18경기에서 타율 0.333 4홈런 14타점을 올리며 OPS 1을 넘기는 불방망이를 휘둘렀지만 이후 극심한 부진과 부상의 늪에 빠졌다. 시즌 막판 약간의 반등을 이뤘지만 최종 타율 0.262, OPS 0.769에 그쳤다. 리그 평균 대비 공격력을 나타내는 wRC+는 116. 리그 평균보다 16% 나은 공격력을 보였다는 뜻이다. 400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 205명 가운데 78위. '주전급'으로는 볼 수 있지만, 대부분이 예상한 '스타급'은 아니었던 셈이다.

그리고 올 시즌이 끝난 뒤, 요시다 마사타카(전 오릭스)가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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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가 4번을 맡았던 도쿄올림픽 일본 대표팀에서, 요시다는 3번이었다. '가장 정교한 타자가 3번'이라는 통념에 부합하는 타순 배치다. 2년 연속 퍼시픽리그 타격왕에, 10%가 안 되는 리그 최저 수준의 삼진 비율을 기록한 요시다는 일본 야구 최고의 콘택트 히터였다. 장타력도 준수한 편이었다. 하지만 나머지 능력은 특출나지 않았다. 특히 수비가 약점으로 꼽혀서 올림픽에서는 종종 좌익수 대신 지명타자를 맡았다. 나이도 요시다가 스즈키보다 한 살 많다. 즉 '모든 걸 갖춘' 스즈키와 요시다 중에 누가 더 좋은 선수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정답은 스즈키다. '더 나은' 스즈키가 빅리그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하지 못한 뒤였기 때문에, 요시다의 계약 조건은 스즈키에 한참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예상은 또 빗나갔다.

요시다가 보스턴 레드삭스와 맺은 계약은 5년 9천만 달러. 스즈키보다 더 많은 돈을 벌게 된 것이다. 올겨울 메이저리그 FA 시장에 '역대급 돈 잔치'가 펼쳐지고 있는 걸 감안해도, 대단히 인상적인 계약이다.

점점 커지는 콘택트 능력의 중요성

'타격 원툴'인 요시다가, '모든 걸 갖춘' 스즈키마저 고난의 한 해를 보낸 뒤에, 스즈키와 비슷한 대우를 받은 이유가 뭘까?

메이저리그의 현재 가장 큰 화두는 '경기의 재미'다. 10년 넘게 투수들이 점점 더 빠른 공과 예리한 변화구로 타자들을 압도했다. 연속 안타로 점수를 내기 어려워진 구단과 타자들은 너도나도 '홈런 일변도'의 스윙을 장착하기 시작했다. 홈런 아니면 삼진/볼넷의 '모 아니면 도'로 끝나는 타석이 너무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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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경기의 '액션'이 줄었다.

타자가 그라운드 안으로 타구를 날리고, 야수가 타구를 따라가 잡으려 노력하고, 전력을 다한 송구로 주자와 접전을 벌이고, 도루를 시도하는 주자를 포수가, 홈으로 뛰는 주자를 외야수가, 총알 같은 송구로 잡아내는 장면이 점점 줄어든 것이다. 한 마디로 관중과 시청자의 눈을 끌 플레이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다른 종목에 비해 긴 경기 시간과 루스한 진행 때문에 '콘텐츠 경쟁력'에 의문이 제기되는 야구가, 더 지루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야구의 사활'을 걸고 대응에 나섰다. 경기의 박진감을 높이기 위해 여러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공인구의 반발력을 낮춘 게 대표적이다. 2021년 스프링캠프 도중, 롭 만프레드 총재가 직접 '공의 비거리를 줄여 홈런을 줄이고 인플레이 타구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그 공언이 제대로 실천되었는지는 의문점이 남아 있다. 야구 연구계에서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세 가지 서로 다른 공인구'가 사용되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만프레드 총재도 지난 7월, '코로나19 때문에 공인구 생산 공정에 차질이 생겨 반발력을 낮추기 전의 공이 사용되었다'고 실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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