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본, '위험 보고서' 삭제 의혹 용산서 정보과 소환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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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를 수사하는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오늘(9일) 오후 서울 용산경찰서 정보과 소속 정보관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습니다.

특수본은 참사 사흘 전인 지난달 26일 핼러윈 기간 안전을 우려하는 내용의 정보보고서를 작성한 정보관과 함께 근무한 동료 정보관들을 이날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했습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정보관은 이미 참고인 조사를 마쳐 관련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수본은 참사 발생 이후 이 보고서를 사무실 PC에서 삭제하게 하고 이 과정에서 직원들을 회유·종용한 혐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증거인멸· 업무상 과실치사상)로 용산경찰서 정보과장과 계장을 입건해 수사 중입니다.

특수본은 해당 정보관이 보고서를 작성한 경위와 보고서 파일이 삭제되는 과정에서 부당한 지시나 회유·강압 등이 있었는지 등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또 박성민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이 보고서 삭제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보고서 작성자를 비롯한 정보관들을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박 부장은 용산서를 포함해 일선 경찰서 정보과장들이 모인 메신저 대화방에서 "감찰과 압수수색에 대비해 정보보고서를 규정대로 삭제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이 같은 의혹과 관련해 박 부장을 수사 의뢰했습니다.

특수본은 당사자들의 진술을 받은 뒤 박 부장의 입건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특수본은 또 용산구청 직원들도 참고인으로 불러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조사했습니다.

박 구청장은 핼러윈 기간 안전사고 예방대책 마련에 소홀하고 참사에 부적절하게 대처했다는 혐의 등으로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특수본은 또 올해 4월 제정된 이른바 '춤 허용 조례' (서울시 용산구 객석에서 춤을 추는 행위가 허용되는 일반음식점의 운영에 관한 조례)와 관련해서도 박 구청장에게 추가로 적용할 혐의가 있는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해당 조례는 용산구 일대 일반 음식점에서도 음향시설을 갖추고 손님이 춤을 출 수 있게 허용한 것입니다.

특수본은 이 조례에 따라 참사 당일 이태원 일대 업소들이 클럽처럼 운영돼 참사 피해가 커졌을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수본은 용산구청에서 재난문자 발송 업무를 담당한 직원도 불러 조사했습니다.

용산구청이 참사 당일 재난문자를 발송해달라는 정부와 서울시 요구에도 78분간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 데 따른 것입니다.

행안부의 '지방자치단체 긴급재난문자 운영 지침'에 따르면 자치구 관내에서 발생한 재난은 해당 자치구에서 안내문자를 보내게 돼 있습니다.

특수본은 서울종합방재센터 소속 직원들도 소환해 소방당국의 대처가 적절했는지 전반적으로 조사했습니다.

참사 당일 각시탈을 쓴 두 명이 아보카도 오일을 뿌려 길을 미끄럽게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당사자들을 불러 확인했습니다.

단, 이들이 길에 뿌린 것은 아보카도 오일이 아니라 술로 파악된 바 있습니다.

특수본은 지난 7일 "해당 인물들(각시탈)이 길에 뿌린 것은 아보카도 오일이 아니라 '짐 빔'이라는 술이었고, 해당 장면이 촬영된 곳도 참사 현장이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특수본은 불법 증축으로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는 해밀톤호텔 대표이사를 이날 출국금지 조치했습니다.

이날까지 입건된 피의자 중에서 출국금지된 사람은 해밀톤호텔 대표이사가 유일합니다.

특수본은 해밀톤호텔의 불법 증축 건축물과 인명피해의 연관성을 따져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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