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어제(7일) 더불어민주당 인사가 같은 당 의원에게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과 관련해 "저열한 행태"라고 비판했습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은 7일 오후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서 "오늘 오후 2시 52분께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인 문진석 의원의 휴대전화에 뜬 문자"라며 메시지 내용을 설명했습니다.
배 의원에 따르면 문 의원이 휴대전화를 통해 받은 메시지에는 "이태원 참사 애도 기간이 끝났음에도 희생자 전체 명단과 사진, 프로필, 애틋한 사연들이 공개되고 있지 않다"며 "수사 중인 이유로 정부와 서울시가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의도적인 은폐"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또 "이미 언론 전체 면을 채웠어야 하는 상황인데 야당이 뭘 하고 있느냐는 따가운 질책에 답변이 궁색해진다"며 "유가족과 접촉하든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전체 희생자 명단, 사진, 프로필을 확보해 추모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처벌만큼 시급하다"라는 대목도 있었습니다.
이날 한 매체는 이런 내용이 담긴 문 의원의 휴대전화 사진을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민주연구원 부원장 A 씨와의 개인 텔레그램방이 노출된 사진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의원이 A 씨가 보낸 메시지를 읽는 순간이 포착된 것입니다.
당시 문 의원은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와 관련 배 의원은 "피해 가족을 조문했을 때 '가족의 안타까운 사망이 정치 소재화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말을 들었는데, 민주당은 전혀 그렇지 않으리라 본다"고 꼬집었습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적 슬픔을 '정치 도구화'하려는 민주당 속내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기획'의 노골적 의도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다. 국민적 슬픔을 이용해 정치적 셈법만을 따지고 있는 민주당의 저열한 행태에 소름이 끼칠 정도"라고 비판했습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민주당이 국가적 참사를 이용해 국민 분열과 갈등을 부추기며 유가족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며 "당 차원에서 전체 희생자의 명단과 사진, 프로필을 확보해서 발표하겠다고 한다. 정파적 이익을 위해서라면 국민의 눈물까지도 이용하려는 잔혹한 정치"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문 의원은 당 공보국을 통해 보낸 공지 문자에서 "보도된 저의 핸드폰 사진은 개인 간 텔레그램이며, 저에게 보내온 메시지를 읽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문 의원은 "해당 메시지는 개인 의견이며, 저는 텔레그램 메시지와 관련해 분명하게 거부의 뜻을 전했다"고 반박했습니다.
문 의원이 참석한 행안위 전체회의에서도 해당 문자 사진을 놓고 여야 간 고성이 오갔습니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사진을 회의실 화면에 띄우며 "그야말로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모습 아니냐"며 "참사 희생자를 진정으로 위하기보다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이 노골적으로 보이는 한 장의 사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문 의원은 재차 자신이 작성한 메시지가 아니라며 "누가 죽음을 정쟁으로 끌고 가는 건지 국민들이 판단하실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