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반정부 시위에 에너지산업 노동자들도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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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생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이란 반정부 시위에 에너지산업 노동자들도 가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10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산유국 이란의 석유와 천연가스 업계 노동자들이 반정부 시위에 동참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하고 있습니다.

트위터에 게재된 한 영상에는 페르시아만 연안 부셰르주 아살루예에서 노동자들이 석유화학 공장으로 가는 길을 봉쇄하고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라고 외치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이런 구호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돼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 사건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에서 쓰여 온 것입니다.

대학생들이 중심 역할을 해온 이번 반정부 시위에 에너지 업계 노동자들이 동참한 것은 처음으로, 정권의 돈줄 역할을 하는 에너지 산업으로 시위가 확산한 것은 정부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습니다.

이란 당국은 아살루예에서 사건이 있었다고 일절 인정하지 않았지만,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임금분쟁과 관련한 일이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AP통신은 시위 영상들 속의 세부 장면이 서로 일치하고, 지난 9일 촬영된 위성사진들과 대조해 봐도 해당 시설에서 찍힌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다른 영상에서는 한때 세계 최대 정유단지가 있었던 도시인 아바단에서 노동자들이 작업을 중단하고 떠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또한 미국 뉴욕에 있는 이란인권센터는 '석유노동자시위조직위원회'에서 나왔다고 하는 성명을 전했습니다.

이들은 이 성명에서 "우리는 지금이 광범위한 시위를 할 때이며, 전국적이고 힘겨운 파업에 대비해야 할 때임을 선언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시위나 파업에 이란 에너지 부문 노동자들이 얼마나 동참할지는 알 수 없지만,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파업이 벌어질 경우 이란 정부에는 상당한 압박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카림 사자드푸르 카네기국제평화기금 선임연구원은 로이터통신에 미국이 이란의 석유 수출에 제재를 가하는 상황에서 에너지부문 노동자들의 파업이 대규모로 지속된다면 이란이 무릎을 꿇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란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석유가 차지하는 비율이 (이란혁명 당시인) 1978년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에너지 수출은 경제의 생명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사진=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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