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협정 기후 목표 실패 시 해수면 2100년 0.5m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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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가 약속한 기후변화 대응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지구에서 가장 큰 빙상이 더 빨리 녹아 2100년에는 해수면이 0.5m 가까이 올라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호주, 영국, 프랑스, 미국 등 다국적 연구팀은 각기 다른 온실가스 배출량과 기온이 남극대륙 동부빙상(EAIS)에 미치는 영향을 2100년, 2300년, 2500년 시기별로 나눠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이런 결과를 어제(10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실었습니다.

연구는 기온이 높았던 과거에 EAIS가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분석한 자료와 현재 관찰되는 빙상 변화를 바탕으로 미래 기온상승에 따른 변화를 예측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EAIS는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큰 빙상으로 전부 녹을 경우 해수면을 무려 52m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거대한 규모입니다.

지구촌 해안 도시를 모두 침수시킬 위험성이 있는 까닭에 일부에서 건드려서는 안 될 '잠자는 거인'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연구진은 세계 190여 개국이 2015년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약속한 파리협정의 목표를 기준으로 두고 빙상이 녹는 속도의 위험 수준을 평가했습니다.

파리협정에서 당사국들은 지구의 표면 기온 상승폭을 산업화를 기준으로 섭씨 2도 미만으로 억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1.5도 아래로 제한하는 데에도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습니다.

만약 상승폭을 2도 밑으로 유지하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계속 높은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EAIS가 녹으면서 2100년까지 해수면이 0.5m 가까이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됐습니다.

연구진은 그 이후에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을 경우 EAIS가 더 많이 녹아 전 세계 해수면이 2300년까지 1∼3m 상승, 2500년까지 2∼5m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봤습니다.

반면 배출량을 급격히 줄인다면 EAIS 해빙에 따른 해수면 상승은 2100년까지 2㎝에 그칠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과거에 현재보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았던 직전 시기는 300만 년 전으로 당시 기온은 지금보다 2∼4도 높았고 종국에는 해수면이 10∼25m 상승한 적이 있었습니다.

남극대륙에서도 얼음의 양이 압도적으로 많은 남극 동부는 최근 들어 빠르게 녹고 있는 서남극에 비해 위협을 덜 받는 것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서남극대륙 빙상은 상당 부분이 해수면 아래 있는 반면 동남극 빙상은 상당 부분이 해수면 위에 떠 있어 상대적으로 따뜻한 바닷물보다는 대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얼음이 더 천천히 녹습니다.

그러나 최근 지구온난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 같은 인식도 변하고 있습니다.

논문 주저자 크리스 스토크스 더럼대 지리학 교수는 "보통 남극 동부가 남극 서부나 북극 그린란드보다 덜 취약한 것으로 생각됐지만 지난 10여 년에 걸쳐 동부에서도 일부 빙하가 녹아 안쪽으로 후퇴하고 얇아지는 등 움직임이 관찰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우리가 이 '잠자는 거인'을 깨우지 않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의 핵심 결론은 EAIS의 운명이 상당히 우리 손에 달려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네릴리 에이브럼 교수는 "온실가스 배출을 급격히 줄이고 지구 기온상승을 제한하며 EAIS를 보존할 기회의 창이 거의 다 닫혀가고 있다"고 거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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