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누군지 아세요? 하도 존재감이 없다고 해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오늘(24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 1층 기자실을 예고 없이 깜짝 방문했습니다.
그의 '셀프디스'에 기자들 사이에 웃음이 터졌습니다.
김대기 비서실장이 기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건 새 정부 출범 후 이번이 처음입니다.
최영범 홍보수석, 강인선 대변인, 이재명 부대변인까지 함께 기자실을 찾았습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30％대 초반까지 밀리면서 참모들의 책임론이 등장하고 대통령실 조기 개편론까지 거론되는 흉흉한 분위기 속에 소통 행보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최영범 홍보수석 소개로 마이크를 잡은 김대기 실장은 "우리 홍보수석이 좀 세다"며 "(기자실에) 와야 한다고 해서 왔다"고 인사했습니다.
김대기 비서실장은 먼저 "(윤 대통령이 취임한 지) 두 달쯤 지났죠. 이제 조금 정리도 돼 가고 해서 다음 주부터는 우리 수석들도 열심히 나와 여러분과 소통을 많이 할 것"이라며 "그게 대통령의 뜻"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저를 위시해 장·차관들도 전문가들이 많다"며 "정치인보다 전문가들이 많다 보니 나만 열심히 하면 된다는 게 있었는데, 앞으로는 정무 감각도 가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실장은 "국회 없이는 아무 일도 못 하잖아요"라며 "국회가 대한민국의 두뇌 역할을 하는데, 국회하고도 소통을 많이 해달라는 대통령의 지시사항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실장은 '비서는 입이 없다는 생각인 것으로 아는데, 무슨 계기로 기자실을 방문했나'라는 기자 질문에 "그런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이른바 'LCD론'을 꺼냈습니다.
그는 "똑같은 TV 화면이라도 OLED보다는 LCD가 낫겠다는 것"이라며 "OLED는 소자 하나하나가 발광해 빛을 일으키는 데 비해 LCD는 소자 하나하나가 발광하지 않지만, 백라이트가 있어서 빛을 비춘다"고 비유했습니다.
그러면서 "OLED는 모양이 예쁘지만, 자칫 번짐 효과가 많이 있다고 한다"며 "비서실장도 뒤에서 백라이트 역할이 더 맞지 않나"라고 반문했습니다.
김 실장은 "그런 입장은 아직 유지하는데, 그래도 가끔은 오늘처럼 (기자실에) 내려올 것"이라며 "앞으로도 홍보수석이나 대변인이 내려오라고 하면 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대기 비서실장은 기자들에게 "다음 주에는 대통령께서 복날이고 하니까 반드시 삼계탕을 드리라고 말씀도 있었다"며 "같은 가족이라 생각하고 불편한 것을 말씀해주면 다 개선해드리겠다"고 친근감을 표시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