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 닮은 멸종위기 '나팔고둥'…"헷갈려 잡으면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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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가 아니고 멸종위기 나팔고둥입니다. 잡지 마세요."

환경부와 해양수산부는 1급 멸종위기 야생생물이면서 해양보호생물인 국가보호종 나팔고둥을 소라(뿔소라) 등 다른 식용 고둥류와 혼동해 채취, 유통하는 사례가 발생해 홍보·계도를 강화하겠다고 오늘(21일) 밝혔습니다.

환경부와 해수부는 "홍보·계도 이후에도 국가보호종을 혼획·유통하거나 고의로 그랬다고 여겨지면 법에 따라 엄단하겠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을 포획·채취·훼손하거나 죽이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5천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됩니다.

상습범이면 '7년 이하 징역 또는 7천만 원 이하 벌금'이 병과됩니다.

해양보호생물 포획·채취·훼손 시 벌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입니다.

해양보호생물을 무허가로 이식·가공·유통·보관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됩니다.

나팔고둥은 2012년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됐습니다.

나팔고둥 성체 각고(껍질높이)와 각경(껍질넓이)은 각각 22㎝와 10㎝ 내외로 국내에 서식하는 고둥류 가운데 가장 큽니다.

나팔고둥은 한국, 일본, 필리핀 등에 분포하는데 국내에서는 제주나 남해안 외해 섬 인근 바다에서 주로 발견됩니다.

제주 연안에서는 수심 10~20m에서 주로 나오고 남해안 섬 인근 바다에서는 수심 30~50m에서 발견됩니다.

나팔고둥은 패각에 구멍을 뚫어 소리를 내는 나팔로 사용할 수 있어 이름이 나팔고둥입니다.

국내 바다가 나팔고둥이 대량으로 서식하기 적합한 환경이 아닌데다가 먹을 수 있고 패각의 무늬가 아름다워 남획되면서 멸종위기에 처했습니다.

특히 패각에 석회질이 붙어있으면 다른 고둥류와 구분이 어려워 나팔고둥인지 모른 채 잡아서 먹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나팔고둥은 빨강불가사리 등 불가사리가 '주식'으로 바다 사막화를 일으키는 주범인 불가사리의 '유일한 천적'으로 꼽힙니다.

환경부와 해수부는 나팔고둥처럼 멸종위기 야생생물이자 해양보호생물인 남방방게, 흰발농게, 갯게, 붉은발말똥게, 대추귀고둥, 기수갈고둥 등의 포획·채취 예방을 위한 홍보활동도 펼칠 계획입니다.

(사진=환경부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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